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자신의 도럴 골프 리조트에서 열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올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026년 G20 정상회의가 미국의 가장 위대한 도시 중 하나인 플로리다의 마이애미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내년에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는 마이애미 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트럼프 소유 도럴 골프 리조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소는 도랄이 될 것”이라며 “공항 바로 옆에 있어 위치가 최상이고, 아름답기 때문에 모두가 그곳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리조트에는 대규모 연회장과 골프장, 수영장, 레스토랑, 스파 시설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국제 행사를 대통령 개인 소유 리조트에서 개최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에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이곳에서 열겠다고 발표했다가 이틀 만에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22~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올해 G20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대신 JD 밴스 부통령이 미국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그의 불참은 일찌감치 점쳐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남아공 정부의 토지수용법을 ‘백인 차별’이라고 비판하고 원조 중단을 선언했으며, 주미 남아공 대사를 추방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백악관을 방문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에게 근거 없는 ‘백인 학살’ 발언을 하며 외교적 결례를 빚기도 했다.
남아공이 러시아·중국 등과 함께 반미 성향의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회원국이라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7월 스코틀랜드 방문 후 귀국길에도 남아공 G20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아마 다른 사람을 보낼 것”이라며 “남아공과 많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