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수소연구단 구기영 박사팀이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연료의 핵심 원료로 탈바꿈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역수성가스전환(RWGS) 반응용 촉매를 개발했다.
RWGS 반응은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반응시켜 일산화탄소와 물을 만드는 기술로, 생성한 일산화탄소는 남은 수소와 혼합해 합성가스로 전환해 이퓨얼 같은 합성연료나 메탄올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 연료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지금까지 800℃ 이상 고온에서 높은 전환율을 보이는 니켈 기반 촉매가 주로 쓰였지만,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면 입자 응집으로 촉매 활성도가 떨어지고 저온에서는 메탄 등의 부산물이 생성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저온에서도 높은 활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촉매 개발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연구팀은 값싸고 풍부한 구리-마그네슘-철 혼합 산화물 촉매를 개발해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이번에 구현한 촉매는 400℃ 저온에서 상용 구리 촉매보다 일산화탄소 생성 속도를 1.7배, 수율을 1.5배 높였다.
구리 기반 촉매는 저온에서 부산물 없이 일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열 안정성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층상 이중 수산화물(LDH) 구조를 도입, 철과 마그네슘을 혼합해 구리 입자 간 공간을 채워 입자 응집을 억제하고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아울러 연구팀은 실시간 적외선 분석(in-situ DRIFTS)과 반응 실험을 통해 촉매 성능 향상 원리를 규명했다.
기존 구리 촉매는 이산화탄소와 수소 반응 시 중간체인 포름산염을 거쳐야 했지만, 새 촉매는 중간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촉매 표면에서 일산화탄소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불필요한 부산물 없이 저온에서 높은 활성도를 보였다.
실제 실험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400℃에서 일산화탄소 수율 33.4%, 생성 속도 223.7마이크로몰(μmol·gcat⁻¹·s⁻¹)를 달성하고 1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이는 상용 구리 촉매보다 각각 1.7배, 1.5배 높으며, 백금 등 귀금속 촉매보다도 성능이 2배 이상 뛰어난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다.
이번 연구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을 진전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 중 RWGS 반응은 합성연료, 메탄올, 플라스틱 등 고부가 화학제품의 원료를 생산하는 핵심 공정으로, 저온에서 효율적 전환 기술 확보는 학계와 산업계의 오랜 과제였다.
구 박사는 “저온 이산화탄소 수소화 촉매 기술은 값싸고 풍부한 금속으로 고효율 일산화탄소 생산을 가능하게 한 혁신적 성과”라며 “산업현장에 확대 적용해 탄소중립 실현과 지속 가능한 합성연료 생산 기술 상용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5월 국제학술지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and Energy(IF:21.1)’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