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배현희, APEC 정상회의서 한국 예술의 품격 뽐내

대구 출신 배현희, APEC 정상회의서 한국 예술의 품격 뽐내

세계 CEO들이 발길 멈춘 한 점의 그림 ‘2025 경주 APEC 기념도’ 
화려함 속 절제 구현…한국 문화와 한글 미학으로 세계를 물들여

기사승인 2025-11-05 16:54:47 업데이트 2025-11-06 13:16:13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작품을 전시한 배현희 작가. 배현희 작가 제공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화려하게 막을 내리며, 세계 CEO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단 한 점의 예술 작품이 회자되고 있다. 

대구 출신 작가 월하(月河) 배현희(배수아·52)의 ‘2025 경주 APEC 기념도’다. 

배 작가는 이번 정상회의의 유일한 공식 전시 작가로 초청돼 한국 예술의 품격을 세계에 알렸다.

국가급 보안이 적용된 행사 특성상 예술 전시가 철저히 제한된 가운데, 배현희 작가의 대형 작품은 레드카펫 입구 포토존에 설치돼 각국 내빈과 기업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배현희 작가의 ‘2025 경주 APEC 기념도’. 배현희 작가 제공
배 작가의 ‘2025 경주 APEC 기념도’는 가로 280㎝, 세로 185㎝ 규모의 혼합기법 작품으로, 옻칠·닥종이·자개·먹·아크릴 등 전통과 현대 재료를 결합해 완성됐다. 

이번 APEC를 위해 무려 배 작가는 1년간 기념도를 준비했다. 기념도의 기획은 대한불교조계종 동화복지재단 이사장 지거스님이 맡았다.

작품에는 APEC 21개국의 국기와 이름, 정상의 이름이 한글·한자·영문으로 양각 새김 돼 ‘세계 속의 한국’을 시각화했다.

배 작가는 경북예고와 대구예술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대구교육대 교육대학원에서 조형창작교육을 전공한 20년 이상 경력의 실력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김석기 국회의원 등 내빈이 배현희 작가, 지거스님과 ‘2025 경주 APEC 기념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현희 작가 제공 
그는 “이 작품은 한국의 정신, 경주의 역사, 한글의 미학을 담은 문화 외교의 기록화”라며 “한글의 조형미를 통해 한국의 정체성과 예술성을 세계 무대에 새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2025 경주 APEC 기념도’에는 불국사와 석굴암, 다보탑, 일월오봉도 등 신라 천년 유산이 펼쳐지고, 천마도 속 말, 사슴, 연꽃 등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더해져 축제적 분위기를 완성했다. 

화려함 속 절제를 구현한 색감과 구도가 현장을 찾은 CEO들의 찬사를 받았다. “뷰티풀, 원더풀, 어메이징”이라는 호평이 이어졌고, 일부 참석자들은 작품 앞에서 즉석 포토세션을 갖기도 했다.

양각 레터링의 배경으로 무수한 손길이 들어간 부분도(왼쪽). ‘2025 경주 APEC 기념도’는 수수한 배경과 상반된 화려한 꽃들과의 조화로움을 이루고 있는 있다. 배현희 작가 제공
이번 작품은 폐막 후에도 APEC 기념 전시의 상징작으로 지속 공개될 예정이다. 

한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배현희 작가의 참여는 대구 문화예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배현희 작가는 “앞으로도 한국 예술의 고유한 결을 세계인과 공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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