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이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 기증으로 새 생명을 선물해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예천소방서 지보119안전센터에 근무 중인 오재형 소방장은 최근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익명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오 소방장은 지난 2003년 헌혈을 계기로 조혈모세포 기증 제도를 알게 돼 유전자 등록을 했다.
이후 22년 만인 지난 8월 기증 요청을 받았으며, 지난 10월 건강검진 및 적합 판정을 거친 후 이달 초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중심정맥관을 통한 조혈모세포 채취를 진행했다.
오 소방장은 “23년 전 등록할 때는 막연했지만, 실제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망설임이 없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또 오혜정 소방교도 최근 백혈병 환자와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고 대구 소재 A병원에서 기증을 진행했다.
오 소방교가 임용 전인 2013년 ‘생명나눔 실천본부’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을 서약한 뒤 약 12년 만이다.
2020년 임용한 오 소방교는 현재 예천소방서에서 구급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오 소방교는 짧은 근무 기간이지만 그동안 심폐소생술로 환자를 소생시켜 ‘하트 세이버(Heart Saver)’ 표창을 받았으며, 평소 13차례의 헌혈을 이어오며 생명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두 대원이 보여준 용기와 따뜻한 나눔은 소방의 본질인 ‘생명 존중’ 정신을 그대로 실천한 사례로써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이 지역사회에 큰 울림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직원들의 선행을 공유하며, 생명 존중 문화 확산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조혈모세포’는 모든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진 원조가 되는 어머니 세포를 말하며 혈액을 구성하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으로 분화된다.
하지만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 환자는 조혈모세포가 건강한 혈액세포를 만들어 내지 못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타인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혈액세포를 만들어 냄으로써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와 기증자의 조직적합성 항원형(HLA type)이 일치해야 한다.
환자와 기증자간 HLA형이 일치할 확률은 부모와 자식간 5% 이내, 형제자매간 25% 이내, 타인 간 일치할 확률은 수천에서 수 만명 중 1명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
따라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조혈모세포 기증자로 등록해야 환자가 이식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조혈모세포 기증희망 등록은 전국 대한적십자사 헌혈 장소에서 신청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