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 붕괴 현장서 구조 기다던 40대 매몰자 끝내 숨져

울산화력 붕괴 현장서 구조 기다던 40대 매몰자 끝내 숨져

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이 아직 매몰

기사승인 2025-11-09 13:44:43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 현장. 울산소방본부 제공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잔해 속에 깔려있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됐다.

소방 당국은 9일 오전 11시 5분쯤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에서 생존해 구조를 기다리다가 숨진 김모(44) 씨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이고 김 씨가 사망 판정을 받은 지 약 54시간 만이다.

김 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 2분쯤 보일러 타워가 무너질 때 매몰됐다가 약 1시간 20분 만에 구조물이 팔이 낀 채로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됐다.

당시 의식이 있던 김 씨는 구조대원이 건넨 진통제와 물 등을 건네받고 사투를 벌였으나 빽빽하게 얽힌 철재 구조물 등으로 구조작업이 여의치 않아 구조대원들이 김 씨를 바로 구조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소방당국은 김 씨를 구조할 수 있을 것을 내다봤으나 실제로 구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가 장애물을 제거하며 구조작업을 벌이던 중 7일 오전 4시쯤 김 씨의 움직임이 멈췄다. 

구조대는 미처 팔이 다 빠지지 않은 김씨를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김씨는 끝내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현장에서 의료지원을 하던 의사는 53분 뒤에 사망 판정을 내렸다.

김정식 울산남부소방서 예비안전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씨를 발견하고도 이틀 넘게 구조 작업에 어려움이 있었던 이유에 대해 "팔이 낀 상태로 구조가 상당히 어려웠고 지금은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서 구조한 것"이라며 "세부적인 부분은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번 사고로 매몰된 총 7명 가운데 사망자 3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사고 현장에는 사망 추정 2명, 실종 2명이 아직 매몰돼 있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쯤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의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무너져 현장에 있던 작업자 9명 중 7명이 매몰됐다.
손연우 기자
syw@kukinews.com
손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