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운석충돌구,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질자원연, 국제학술포럼 개최

"합천운석충돌구,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질자원연, 국제학술포럼 개최

한반도 유일 운석충돌구 과학적 가치 재조명
5만년 전 운석충돌, 7km 분지 형성
세계지질공원, 지질유산 활용방안 논의

기사승인 2025-11-14 10:50:16
경남 합천군 대암상 정상 운석충돌구 외륜부에서 조망한 적중-초계분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13~14일 경남 합천군과 공동으로 합천운석충돌구 일원에서 ‘제2회 국제학술포럼’을 개최했다. 

‘합천운석충돌구의 가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운석충돌의 과학적 증거를 공유하고 세계지질공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우리나라 유일의 운석 충돌지형인 합천운석충돌구는 합천 적중-초계분지에 약 5만 년 전 지름 200m 추정 운석이 초속 18㎞로 지표를 강타, 1400메가톤(MT) 규모 충격파를 일으키며 직경 7㎞의 분지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0년 중국 슈엔운석충돌구 이후 동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규명된 운석충돌지형으로, 지구 진화 연구의 중요 단서로 평가받고 있다.

합천운석충돌구 시추코어 130m 심도에서 확인된 충격원뿔암(shatter cone). 한국지질자원연구원


13일 합천운석충돌구의 발견을 주도한 임재수 KIGAM 우주행성지질연구실장은 충돌구 형성과정과 지하구조, 퇴적층 분석결과를 발표하고 한반도 최초 운석충돌구로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중앙부 142m 깊이 시추코어 분석을 통해 고온·고압 상태에서 생성되는 충격원뿔암과 충격변성광물, 충격각력암을 확인해 운석충돌 기원을 입증, 2021년 국제학술지 ‘Gondwana Research’를 통해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

임 실장은 “합천운석충돌구는 세계 202개 공식등록 운석충돌구 중 아시아에서 가장 젊고 호수퇴적층 보존 상태가 가장 우수한 곳”이라며 “지구 내부구조 변화, 열수작용, 퇴적층 발달 등 충돌 이후 지질진화를 연구할 수 있는 행성지질실험실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퇴적층을 활용한 행성유사환경 연구를 통해 화성 운석충돌구 특성과 비교함으로써 지구-화성 환경진화 연구를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3일 합천문화예술회관에서 합천운석충돌구에 대해 설명하는 임재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행성지질연구실장.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또 이날 세션 전문가 발표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행성지질 분야 석학들이 참석해 운석충돌 연구의 최신 동향과 합천운석충돌구의 국제적 학술 가치를 조명했다. 

아울러 국내 전문가 발표에서는 해외 운석충돌구의 관광·교육 활용사례를 공유하며, 합천이 지질유산 보전과 과학문화 확산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발전모델로 성장할 가능성을 모색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14일 임 실장 연구팀의 안내로 합천운석충돌구 현장을 답사해 충돌구의 규모와 지질학적 특징을 관찰했다.

KIGAM 우주행성지질연구실은 합천운석충돌구가 국민이 지질유산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지구과학과 우주탐사 연구·교육·문화가 융합된 열린 현장학습 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권이균 KIGAM 원장은 “합천운석충돌구 연구는 연구기관과 지자체가 협력해 과학적 성과와 지역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와 국제 협력으로 합천운석충돌구를 행성지질과학 문화 확산의 거점이자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13일 합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2회 국제학술포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