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달빛어린이병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진료 역량 강화를 중심에 둔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협회는 15일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원병원 5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달빛어린이병원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서는 △사업 참여 여부 △미참여 사유 △참여율 제고를 위한 정책 요구사항 등을 확인했다. 응답 병원 52곳 중 27곳은 사업에 참여했고, 25곳은 참여하지 않았다. 미참여 병원들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운영비 미보전(42%), 낮은 수가(25%), 지정 기준 불합리(12%) 등을 이유로 달빛어린이병원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협회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제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기능 중심의 체계 개편을 강조했다. 진료협력 네트워크를 제도화해 의원–병원–권역병원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이제는 야간 진료 기관이 몇 곳인지보다 각 기관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기능 중심의 달빛어린이병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협력 네트워크 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해 지연 없는 진료 연계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의 수도권 집중 문제 역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는 인구 기준으로 지정이 이뤄져 지역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홍준 협회 부회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달빛어린이병원 숫자도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며 “현행 인구 기준 지정 방식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은 5㎞마다 병원이 있지만 비수도권에는 50㎞ 이상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지자체가 의지는 있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병원이 손해를 감수하며 운영하는 사례가 있어,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소아 중증 환자는 많지 않지만 위중도가 높아 달빛어린이병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 체계로는 운영 지속이 어려운 만큼 정부가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달빛어린이병원 유치가 지자체 간 경쟁처럼 진행되면서 예산 없이 지정부터 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며 “정부가 안정적 운영을 위한 구체적 지원안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