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시설을 교실과 실험실로 활용하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의 교육·연구시스템이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가치 창출형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교육·연구 시스템을 바탕으로 UST 학생들의 논문이 세계 최상위 학술지에 연이어 게재돼 눈길을 끈다.
UST 학생들은 세계적 권위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등재하며 국내 유일 국가연구소대학으로서 저력을 보였다
최근 5년간 성과를 보면 UST 박사 졸업생 중 JCR 상위 10% 학술지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한 학생의 비율은 40% 수준이다. 특히 올해 44.8%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CIE 1저자 논문 중 JCR 상위 10% 해당 비율도 올 1학기 기준 30.8%로, 최근 4년 평균 27%를 앞질렀다.
게다가 UST 학생들의 연구 내용도 소위 논문을 위한 연구를 넘어 사회와 산업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학문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논문 한 편이 곧 가치 창출 출발점
UST-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쿨 에너지환경융합 전공 박재현 박사과정생은 지난 8월 환경공학 분야 상위 1% 저널 ‘응용촉매B: 환경과 에너지(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했다.
박재현 학생은 금을 활용해 기존 백금-코발트 촉매 표면을 새롭게 코팅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내구성과 효율을 동시에 크게 끌어올려 3만 번 이상 가혹한 구동시험에도 성능의 90% 이상을 유지했다.
이 기술은 트럭·버스 같은 대형 수소연료전지 차량이 더 오래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 탄소중립을 뒷받침하는 수소 모빌리티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또 바이오 분야에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스쿨 생명공학 전공 허성보 박사과정생이 환경공학 분야 상위 3% 저널 ‘화학공학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AI 기반 차세대 바이오센서 관련 논문을 게재해 주목받았다.
이 연구는 인공지능(AI)과 ‘재귀반사 야누스 입자’를 결합한 것으로, 야누스 입자는 앞면과 뒷면의 성질이 다른 미세입자다.
여기에 빛이 들어온 방향으로 다시 반사되는 재귀반사 특성을 부여하고, 이 입자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촬영해 AI가 동영상을 분석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복잡한 실험장비 없이 DNA와 각종 생체분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기술로, 감염병 진단과 유전자검사 등에 즉시 적용가능한 차세대 바이오센서 플랫폼으로 관심받고 있다.
이 연구에서 허성보 학생은 재귀반사 입자 동영상 분석을 위한 AI 알고리즘 개발을 전담했다.
환경·에너지·바이오·해양 전방위 성과
아울러 같은 저널에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스쿨 인체및환경독성학 전공 박두현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시한 논문은 바이오의약품 안전성 평가의 새 길을 제시했다.
박두현 학생은 간세포·혈관세포·면역세포를 함께 키운 3차원 공배양(코컬처) 모델을 만들고, 여기에 약물을 처리한 뒤 세포 안에서 어떤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는지 살피는 ‘전사체 기반’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약물에 의해 일어나는 면역 반응과 간 독성 위험을 기존보다 훨씬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이 일으킬 수 있는 면역 과활성화(CRS) 기반 간 독성을 사전에 가늠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전망이다.
해양환경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연구성과가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스쿨 해양과학 전공 문예림 석박사통합과정생은 환경과학 및 공중·환경·작업 보건학 분야 상위 5% 저널 ‘환경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바다거북과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다룬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해역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의 간에서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과 플라스틱 기원 유해화학물질이 광범위하게 검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POPs는 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오랜 기간 축적되는 독성 물질이다.
바다거북은 해양 상위 포식자 중에서도 플라스틱 섭식량이 높은 종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오염을 넘어, 바다거북 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화학적 오염 문제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 해양 플라스틱 오염이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스쿨 재생에너지공학 전공 권후근 박사과정생은 고분자과학 분야 상위 5% 저널인 ‘막 과학 저널(Journal of Membrane Science)’에 고온 안정 전해질막(AEM)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이번 연구로 개발한 새 고분자 전해질막은 90℃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용해 상용막(FAA-3-50)보다 연료전지 효율이 높고, 수전해 안정성도 크게 향상됐다.
이는 수소 생산과 저장, 연료전지 발전 등 전기화학 장치 전반의 성능과 경제성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차세대 청정에너지 시스템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성과로 기대받고 있다.
이들 연구성과의 공통점은 실험실 안에서 끝나지 않고 모빌리티, 감염병. 해양생태계, 등 우리 실생활 관련 중요 의제라는 것.
이는 UST가 추구하는 가치 창출형 글로벌 인재상과 직결된다.
강대임 UST 총장은 “딥테크 창업, AI 활용, 인문학 소양, 글로벌 경험, 학생 연구책임자 제도까지 촘촘히 갖춘 기반 위에서 세상의 난제를 풀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