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우울증은 면역과 뇌의 균형 문제"… KAIST-인하대, 비전형 우울장애 기전 규명

[쿠키과학] "우울증은 면역과 뇌의 균형 문제"… KAIST-인하대, 비전형 우울장애 기전 규명

'면역-신경 축 불균형'이 우울장애로
혈액 단일세포·단백질체·뇌 오가노이드 통합 정밀의학 분석
면역·신경 상호작용 붕괴 확인, 치료불응성 우울증 생체지표 제시

기사승인 2025-11-20 11:05:18 업데이트 2025-11-20 14:13:02
비전형 양상 및 정신증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 여성에서, 임상증상, 혈장 단백질체 분석, 백혈구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환자 유래 뇌오가노이드 분석을 통합한 정밀의료 접근법. KAIST

‘주요우울장애(MDD)’는 우울한 기분이나 흥미 상실로 인한 자살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기에 발병하거나 과다수면, 과다식이, 기분반응성 등 비전형 우울증상을 보이는 경우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등 심각한 경과를 보인다.

또 주요우울장애의 40%는 2가지 이상 약물에도 치료효과를 보이지 않는 치료불응성 우울장애로, 기존 항우울증 약물 외에 면역, 대사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한 생체지표 및 신약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면역-신경 축 불균형'이 우울장애 원인

KAIST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팀이 인하대 의대 김양식 교수팀과 협력해 비전형 양상이나 정신증상을 보이는 여성 우울장애 환자의 혈액을 단일세포 분석, 뇌 오가노이드를 결합한 멀티-오믹스 분석, ‘면역-신경 축’ 불균형이 우울증의 핵심 기전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혈액 속 면역세포 유전자 변화와 신경 관련 단백질 변화를 동시에 살펴본 결과 우울증 환자는 면역-신경 상호작용의 균형이 무너졌음을 확인했다.

주요우울장애는 젊은 여성에게 비전형 증상으로 나타나고, 이 경우 추후 양극성 장애로 진단을 받을 위험도 있다. 또 환자의 약 40%는 여러 항우울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치료불응성 우울증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기존 약물 중심 접근을 넘어, 면역·대사 기반 생체지표 발굴과 새로운 치료전략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연구팀은 혈장 단백질체 분석, 백혈구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환자 혈액 기반 유도줄기세포(iPSC)에서 만든 뇌 오가노이드 분석을 통합해 세계 최초의 정밀의학적 접근을 제시했다.

그 결과 비전형 우울장애 환자는 높은 스트레스·불안·우울 수준을 보였다.

이들은 뇌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데 중요한 단백질 DCLK3, CALY이 정상보다 과도했고, 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보체 단백질 C5'도 증가했다. 이는 몸 안에서 뇌 기능과 면역 기능 모두 지나치게 활성화돼 균형이 깨졌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우울증이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닌,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와 연결된다는 단서를 확인했다.

우울증 환자들의 면역세포는 몸 속에서 염증 반응이 평소보다 더 쉽고 강하게 일어나도록 만드는 유전자 변화가 발견됐다. 이는 몸의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상태가 우울증을 만드는 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에서 성장 저하와 신경발달 이상이 동반돼 면역 이상이 뇌 기능 변화와 맞물려 질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특히 덱사메타손 처리 시 스트레스 반응 관련 유전자의 변형된 발현 양상이 나타나 스트레스 취약성과 신경 발달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임상자료, 단일세포 오믹스, 단백질체, 뇌 오가노이드를 통합해 비전형 및 정신증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의 핵심 기전이 ‘면역-신경 축의 불균형’임을 규명했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 취약성과 신경·면역 반응 이상이 중첩되는 생체지표를 제시함으로써 치료불응성 우울증의 조기 진단과 신약 개발에 새로운 정밀의학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치료불응성 우울증의 진단·신약개발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Exploration of Novel Biomarkers through a Precision Medicine Approach Using Multi-omics and Brain Organoids in Patients with Atypical Depression and Psychotic Symptoms DOI https://doi.org/10.1002/advs.202508383 //저자 정보 : 장소연 (인하대학교, 공동 제1 저자), 최석호, 이지영, 김양식 (인하대학교, 교신저자), 안인숙 (KAIST, 공동 제1 저자) 및 한진주 (KAIST, 교신저자)) 

(왼쪽부터)KAIST 안인숙 박사과정, 한진주 교수 (상단 왼쪽부터)인하대 김양식 교수, 장소연 박사과정.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