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웨덴서 115억원 세금 돌려받는다…배당소득세 부담 해소

국민연금, 스웨덴서 115억원 세금 돌려받는다…배당소득세 부담 해소

기사승인 2025-11-20 13:40:49
국민연금공단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연금이 스웨덴에서 그간 납부한 세금 약 115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상장주식 배당원천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매년 내야 하는 세금 부담도 덜게 됐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스웨덴 과세당국이 지난달 28일 국민연금에 대해 배당원천세 면제 지위를 인정하고, 이미 낸 세금에 대한 환급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2016~2020년 스웨덴 상장주식 투자 과정에서 납부한 배당소득세 약 115억원을 환급받게 됐다. 앞으로 내야 할 뻔했던 세금 매년 약 86억원(지난해 배당원천세액 기준)도 내지 않게 됐다. 2021~2024년 납부한 세금 약 118억원에 대해서도 추가 환급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국민연금은 유럽연합(EU)의 차별금지 조항을 근거로 이런 결정을 이끌어 냈다. 해당 조항에는 ‘자국 내 기관과 유사한 해외기관을 불리하게 대우하면 안 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스웨덴은 국민연금 격인 사회보장기금(AP Funds)은 자국에서 세금을 면제받고 있지만, 비슷한 성격인 국민연금은 외국기관이라는 이유로 세금을 부과해왔다. 이에 국민연금은 2021년 스웨덴 세무당국에 면제 적용을 신청했다.

결정 기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심사는 5년 가까이 지연됐다. 공단은 지속적인 자료 제출, 현지 세무자문 등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갔다. 올해 초 핀란드 공적연금이 스웨덴에서 같은 사안으로 승소하자, 이를 근거로 지난 5월 스웨덴에 환급 결정을 촉구했다. 

결국 국가 간 소송 없이 환급 결정을 끌어냈다. 이는 국내 연기금이 스웨덴에서 세금 면제 지위를 인정받은 첫 사례다. 해외 공적연금 중에서는 핀란드 공적연금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핀란드에서도 EU 차별금지 조항을 근거로 약 80억원을 돌려 받았다. 현재 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폴란드 등에서도 세금 환급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는 “이번 환급은 국제 세무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 노후자산 증대를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국가별 절세 기회를 포착해 기금의 안정적인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