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 공공시설 대부분 애물단지로 ‘전락’…재정립 시급

경북 지역 공공시설 대부분 애물단지로 ‘전락’…재정립 시급

경북도, 490개소 대상 자체 조사 결과 66.5% 이용율 저조
저활용 공공시설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서

기사승인 2025-11-25 11:10:47
지난해 85억원 투입해 건립한 울진군 ‘동해안지질공원센터’의 경우 접근성과 인지도가 낮아 최근 1년간 방문객은 2900명에 불과했다. 경북도 제공.

경북 지역 공공시설 10곳 중 7곳이 거액을 투자하고도 활용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25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22개 시군에서 운영 중 인 공공시설 490개소를 대상으로 ‘건립 시기, 운영비, 운영 현황 및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66.5%가 이용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활용의 주된 원인으로는 시설 환경 및 장비 결함이 34.9%로 가장 많았으며,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콘텐츠가 17.8%로 뒤를 이었다.  

특히 20년 이상 된 노후화한 시설도 13.8%로 나타나 관리 체계 개선과 시설 목표 재정립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지난해 85억원 투입해 건립한 울진군 ‘동해안지질공원센터’의 경우 접근성과 인지도가 낮아 최근 1년간 방문객은 2900명에 불과했다. 

또 지난 2020년 225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상주시 ‘한복진흥원’은 연 접근성이 부족한 관계로 연간 방문객은 1만 2000명에 거쳐 투자 대비 활용도가 크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경주시 청소년수련관의 경우 연간 3만 1000여명이 찾고 있으나  시설의 노후화로 활용도와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년이 넘은 이 시설은 1994년 36억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부터 건립 당시 사업비가 30억원 이상이거나 연간 운영비가 3억원 이상인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박시균 미래전략기획단장은 “우리 주변에는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시설도 있지만, 외관이 노후화하거나 콘텐츠가 시대 흐름에 뒤처져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시설도 적지 않다”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경북도는 25일 경북도청 회의실에서 ‘저활용 공공시설 활성화 방안 보고회’를 열어 저활용 공공시설 실태를 점검하고 향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공공시설별 문제점과 개선 사항을 각 부서에서 꼼꼼하게 검토한 20여 개 공공시설의 활성화 계획도 발표한다. 

특히 이번 보고회를 계기로 공공시설 운영의 비효율을 줄이고, 도민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콘텐츠 개발 및 리모델링, 기능 전환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이철우 지사는 “공공시설을 만들 당시에는 기대가 컸지만, 일부 공공시설들은 세월이 흘러 오히려 재정 악화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며 “도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시설인 만큼 문제가 되는 시설은 보수를 거쳐 도민에게 다시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노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