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자원연, AI 딥러닝으로 극심 가뭄지역 강릉에 '제3 수원 확보'

지질자원연, AI 딥러닝으로 극심 가뭄지역 강릉에 '제3 수원 확보'

AI로 지질·지형·위성자료 결합 분석
남대천 자갈·모래 충적층 ‘천연 수자원 저장고’ 확인
하루 3000톤, 시민 1만명분 식수 확보
풍수기 재충전 가능한 대수층 활용, 지속가능한 물 순환 모델 제시

기사승인 2025-11-25 15:27:29
‘한강권역 지하수정보지도’에 수록된 수문지질도. KIGAM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이 올 여름 극심한 가뭄을 겪은 강원 강릉지역에서 인공지능(AI) 딥러닝으로 제3 비상 수원인 남대천 충적 대수층을 발굴했다.

이에 따라 홍제정수장 일원에 설치된 5개의 대구경 관정으로 하루 3000톤 규모 식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강릉은 태백산맥 동쪽 급경사 지형 특성상 강우가 빠르게 유출되고, 주요 지표수 상수원이 오봉저수지와 남대천 유역 등 소수 지역에 집중돼 가뭄에 취약하다.

KIGAM 지하수자원연구센터 김용철 박사팀은 최근 5년간 구축한 남대천 지역 수리상수 데이터베이스(DB)와 한강권역 지하수정보지도, KIGAM 발간 지질도를 활용해 지하수 대수층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남대천 주변 자갈·모래 충적층이 비가 내리지 않아도 일정 기간 하천수를 머금어 천연 저장고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합성곱 신경망(CNN) 기반 AI 딥러닝 기법으로 관정의 수리적 특성을 지질, 지형, 하천거리 등 환경요인과 위성자료를 결합해 지하수 산출 확률을 예측했다. 

이를 통해 오봉저수지–강릉대교 구간, 남대천 주변 반경 500m 내 충적 대수층을 최적 개발지로 제안해 지표수 중심 공급구조 위에 안정적인 ‘제3 비상 수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과학적 해법을 제공했다.

합성곱신경망으로 분석한 남대천 지하수 산출. KIGAM

강릉시는 KIGAM 분석을 바탕으로 홍제정수장 원수 공급과 연계 가능한 관정 개발에 착수, 현재 지름 300㎜ 대구경 관정 5공을 20m 간격 30m 깊이로 굴착해 수중펌프로 지하수를 올려 하루 3000톤의 용수를 물탱크와 정수장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는 시민 1만 명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하루 3000톤의 식수를 공급하는 강릉 홍제정수장 일원에 설치된 관정. KIGAM

KIGAM은 이번 대응을 계기로 남대천, 연곡천 등 동해안 하천변 충적 대수층과 댐·저수지 상류 암반 대수층에 대한 지하수 산출 정밀조사를 진행해 중장기 물 안보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하수 자원을 단기 및 장기 대체 수원으로 확보하려는 지자체 및 기업의 과학적 의사결정 기반을 제공하기 위한 ‘지하수자원정보플랫폼’도 구축할 방침이다.

유순영 KIGAM 지하수자원연구센터장은 “강릉시 사례는 기후위기 시대 지표수의 한계를 보완하는 지하수 자원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며 “풍수기 자연적으로 재충전되는 지하수의 장점을 극대화해 별도 대규모 시설 없이도 지속가능한 물 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권이균 KIGAM 원장은 “지하수 연구는 국민의 안전한 삶과 직결된 핵심 과제로, 이번 강릉시와 협력은 위기극복을 넘어 미래 재난을 해결하는 공동대응 모범 사례”라며 “기후위기 시대 안전한 지하수 확보를 위해 지질과학 역량을 집중하고, 국민 물 복지 향상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