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가방이나 지갑의 구성품을 조립키트 형태로 제작해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방식의 신종 짝퉁이 등장했다.
지식재산처 상표특별사법경찰(상표경찰)은 유명 패션브랜드의 위조상품을 DIY 조립키트 형태로 제작해 판매한 조직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상표경찰은 이번 사건을 기존 위조상품 완제품 판매 방식과 달리 소비자가 직접 위조품을 완성하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식재산 침해 범죄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수법은 조립이 가능한 가죽원단, 금속 로고, 장신구 등을 구성품으로 묶어 판매하는 방식으로, 위조품 제작 과정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 특징이다.
상표경찰은 제보를 통해 명품 짝퉁 조립키트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공방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기획수사를 진행했다.
제보 내용을 기반으로 피의자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와 커뮤니티 내 거래 게시물, 공방 판매흐름을 파악한 상표경찰은 조립키트·금속장식 제품을 직접 구매해 감정 절차를 진행했다.
위조상품을 확인한 상표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들이 운영하는 경기 수원 소재 공방과 서울 소재 금속업체를 동시에 단속했다.
수원 공방에서는 가죽패턴, 재단된 부품, 조립도구와 작업 공간을 적발했다.
아울러 서울 소재 금속업체에서는 위조 로고 파츠와 각종 장신구, 부자재 등을 대량 발견했다.
현장에서 압수한 물품 대부분은 명품 브랜드의 로고 모양과 색상, 크기, 재질 등을 정교하게 모방했다.
수사 결과 피해 브랜드에는 루이비통, 구찌, 에르메스, 샤넬, 롤렉스, 버버리, 디올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브랜드의 로고 파츠는 금속으로 찍어낸 뒤 색상을 입혀 고가 부품처럼 조립키트에 사용됐고, 가죽 재단도 원본 디자인을 정교하게 모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표경찰은 이번 사건을 기존 위조상품 단속 강화에 대응해 위조 여부를 소비자 스스로 가리는 구조를 악용한 ‘탈법형 DIY 수법’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완성된 가방·지갑 형태의 위조품을 그대로 판매했다면,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은 이를 조립용 키트로 포장해 거래해 단속망을 회피한 것.
특히 키트 구매자는 제품을 직접 조립함으로써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가 위조품 유통 책임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발생해 지식재산 침해 범죄의 양상이 한층 교묘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상표경찰은 이번 사건이 상표법에서 금지하는 위조상품 제조·판매에 해당한다고 보고 50대 여성 등 3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아울러 압수한 증거품 분석과 유통경로 추적으로 조립키트 제작·금속 부자재 제작·공방 조립·온라인 판매에 관여한 인물들을 추가 조사 중이다.
신상곤 지식재산처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은 “이번에 적발한 짝퉁 조립키트 방식은 지식재산 침해 수법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위조상품이 시장에 뿌리내리지 않도록 제조 단계부터 유통 전 과정까지 단속을 강화하고,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 위조상품 거래 모니터링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자가 짝퉁 키트를 조립해 이를 판매하면 상표법에 따라 처벌 받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