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맞아 한국 전력기기 수출 최대

AI 시대 맞아 한국 전력기기 수출 최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폭증이 전선·변압기·차단기 수출 견인
미국·중동 중심 대형 변압기 수요 급증
4년 연속 수출 최대치 전망, 무역수지 흑자 지속

기사승인 2025-12-02 10:16:35
데이터센터 보유 상위국 전력 인프라 수출 현황(억달러). 관세청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전력기기 수출이 11월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전선, 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출액은 71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3%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로써 한국 전력기기 수출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연간 최대 실적 갱신이 확실시되고 있다.

전력기기 수요 확대의 가장 큰 요인은 AI 서비스의 급성장이다. 고성능 AI 모델이 등장하면서 대형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고, 이 시설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력 사용량이 폭증했기 때문.

실제 미국의 경우 데이터센터 전력사용량은 2014년 58TWh에서 2023년 176TWh로 3배 증가했고, 2028년에는 최대 580T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AI 기반 대형언어모델(LLM)이 본격 도입된 2017~2018년 이후와 챗지피티(ChatGPT)가 등장한 2022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전력기기 수출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관련 올해 수출품을 보면 전선 34.9%, 변압기 32.6%, 접속·차단기 20.7%가 전체의 88%를 차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중 변압기는 고전력을 안정적으로 변환해 공급하는 데 필수 장비인 만큼 데이터센터 건설이 빠른 미국과 중동 지역에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또 접속·차단기는 정전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핵심 설비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이어고 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이 전체의 37.2%로 압도적 1위이고, 이어 중국 10.9%, 베트남 7.5%로 뒤를 이었다. 

25년(1~11월) 국가-품목별 수출(백만달러). 관세 


이 같은 수출 증가세는 무역수지 개선에도 긍정적이다.

전력기기 무역수지는 지난해 45억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달까지만 42억 달러 흑자로 지난해와 유사한 흐름이다.

특히 미국, 영국, 독일 등 데이터센터 보유 상위 20개국으로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며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미국은 40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세계 최대 AI·클라우드 시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 전력기기 수출을 가장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미국행 수출품 중 가장 큰 비중은 변압기로, 이는 엔비디아,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이어지는 만큼 추가 수요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런 추세는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전력 소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가 세계적으로 필수 과제가 되고 있는 만큼 대규모 전력 사용을 전제로 하는 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고품질·고효율 전력기기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