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170만 년'… 원자력연, 고준위폐기물 처분용기 '한국형 다물리 부식 모델' 개발

'수명 170만 년'… 원자력연, 고준위폐기물 처분용기 '한국형 다물리 부식 모델' 개발

지하처분 환경 모사 한국형 2차원 다물리 부식 모델 개발
해외 모델 대비 현실적 예측 검증

기사승인 2025-12-09 14:22:54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한국형 다물리 통합 부식 모델로 처분용기의 장기 안전성을 입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사용후핵연료 같은 고준위폐기물은 지하 수백 m 환경에서 수십만 년 이상 방사성 물질을 견고하게 보관해 방사성 물질이 인간 생활권에 오지 않도록 관리한다. 이를 위해 고준위폐기물 처분용기의 장기 안전성이 검증돼야 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고준위폐기물 처분용기의 장기 부식 양상을 정밀 예측하는 ‘한국형 다물리 통합 부식 모델’을 개발, 처분용기의 장기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스웨덴, 캐나다 등 기술선진국의 고준위폐기물 처분용기 모델은 단순화된 1차원 단일물리 접근법으로 우리나라 지질환경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원자력연 처분성능실증연구부 김진섭 박사팀은 지하수의 화학 조성 및 유동 특성 등 우리나라 지질조건을 반영할 수 있고, 처분 환경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다양한 복합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열-수리-화학-전기화학을 통합한 2차원 다물리 부식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지하의 극저농도 산소 환경을 구현한 실내 부식시험을 통해 모델을 개발, 원자력연 지하처분연구시설(KURT)에서 10년 이상 수행된 처분용기 장기 부식 현장실험 데이터를 상호 비교해 모델 예측값과 실제 계측값 사이의 신뢰성을 높였다. 

 기존 해외 모델과 성능비교 결과 스웨덴, 핀란드, 캐나다 모델은 처분장의 산소에 의한 부식 환경이 100년 이상 지속된다고 과대 예측한 것과 달리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2.3년 후 조건이 종료된다고 예측했다. 

이는 스위스 몽테리 지하연구시설 현장 실증실험에서 관측된 0.5~1.5년 범위와 거의 유사해 현실적이고 정확한 예측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실제 이 모델을 활용해 현재 개발 중인 고준위폐기물 처분용기의 예상 수명을 평가한 결과 최소 170만 년으로 나타났다. 

또 초기 수년간 최대 부식 깊이도 약 9.3㎛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는 스웨덴, 캐나다 등 해외 처분용기의 성능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평가된다. 

특히 핵물질의 독성 감소에 필요한 기간보다 처분용기의 수명이 훨씬 길어 장기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연구팀은 향후 3차원 모델 확장, 미생물 반응 등 추가 요인을 반영해 한국형 다물리 통합 부식 모델의 성능을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강원 태백시에 건설될 지하연구시설(URL)을 활용한 공학적 방벽시스템 검증 및 처분용기 설계 등에 이번 모델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장순 원자력연 처분성능실증연구부장은 “이번 다물리 통합 부식 모델 개발로 고준위폐기물 처분용기의 안전성을 독자적으로 입증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처분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