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동물성분 없는 장 줄기세포로 '난치성 장 질환' 치료

[쿠키과학] 동물성분 없는 장 줄기세포로 '난치성 장 질환' 치료

KAIST·KRISS·생명연 공동연구
이종 성분 완전 배제 배양 플랫폼 개발
세포 골격 활성화로 이동속도 2배·조직 회복력 향상
상온 3년 보관 가능한 합성 고분자 배양 표면 구현

기사승인 2025-12-23 16:10:12

개시제를 통한 화학 기상 증착(iCVD) 공정을 통한 고분자 코팅 및 표면 개질 정밀 제어. iCVD 고분자 합성 공정을 통해 장 줄기세포 배양용 고분자를 세포 배양 플레이트에 코팅하고 질소 플라즈마를 활용하여 표면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함으로써 동물 유래 물질 없는 장 줄기세포 배양 표면(PLUS)을 개발했다. KAIST

환자의 세포로 만든 장 줄기세포를 동물성분 없이 안전하게 키우고 손상 부분의 재생 능력까지 높인 배양 기술이 나왔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이태걸 박사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손미영 박사팀은 공동연구로 이종 성분을 완전 배제한 환경에서 장 줄기세포의 이동과 재생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고분자 기반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장 줄기세포는 손상된 장 점막을 스스로 복구해 환자의 세포를 활용하면 거부 반응이 적어 난치성 장 질환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배양방식은 쥐 세포나 동물 유래 물질에서 나온 성분에 의존해 감염 위험과 규제 문제로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 유래 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고분자 배양표면기술 ‘PLUS’를 개발했다. 

PLUS는 기상 증착 방식으로 합성 고분자를 표면에 코팅해 세포가 잘 붙고 자라도록 하고, 표면의 화학 조성과 에너지를 정밀하게 조절해 장 줄기세포의 배양 효율을 높였다.

이 배양 표면은 상온에서 3년 동안 보관해도 성능을 유지해 장 줄기세포 치료제를 장기간 저장하고 대량 생산하는 데 필요한 안정성과 산업적 활용 가능성까지 갖췄다.

장 줄기세포의 기계적 이동 능력 향상. PLUS 고분자 표면에서 세포 골격 재구성이 촉진된 장 줄기세포는 세포 이동을 위해 뻗어 나오는 형태를 보였고 이동 궤적 분석을 통해 기준 표면 대비 1.8배 빠르게 이동했다. KAIST

연구팀은 단백체 분석으로 PLUS 환경에서 배양된 장 줄기세포 내부에서 세포 골격과 관련된 단백질 발현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포 골격은 세포의 뼈대 역할을 하며 세포가 이동하거나 형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구조다.

연구팀은 세포 골격 단백질 결합과 액틴 결합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하면서, 세포 내부 구조가 안정적으로 재편되고 줄기세포가 기판 위에서 더 빠르고 활발하게 이동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형성됨을 확인했다.

이를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으로 실시간 관찰한 결과 PLUS 위에서 배양된 장 줄기세포는 기존 배양 표면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또 손상된 장 조직을 모사한 실험에서 일주일 만에 손상 부위의 절반 이상을 복구하는 재생 성능도 확인됐다. 

세포 골격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줄기세포가 손상 부위로 빠르게 이동해 조직 재생을 촉진한다.

장 줄기세포의 기계적 이동성 향상 매커니즘 규명. PLUS 고분자 표면에서 장 상피에 상처를 내고 회복을 확인하는 모델에서 144시간 이내에 손상 부위를 46.7% 복구하는 탁월한 재생 효능을 보였다. 세포 골격 형성을 억제할 경우에는 장 상피의 회복이 더디는 결과를 보였고 장 줄기세포의 기계적 이동성은 액틴 세포골격에 의존적임을 규명했다. KAIST

이번 배양 플랫폼은 인간 만능줄기세포에서 유도한 장 줄기세포에도 적용할 수 있어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종 성분 없이 줄기세포의 생존, 이동, 재생 능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메커니즘을 실험적으로 규명한 것도 큰 의미를 갖는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적용을 가로막던 동물 성분 의존 문제를 해결하고, 줄기세포가 스스로 더 잘 이동하고 재생하도록 돕는 배양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재생 의학 분야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박성현 박사(KAIST), 선상유 석사과정(KAIST), 손진경 박사(KRISS)가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26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 Tailored Xenogeneic-Free Polymer Surface Promotes Dynamic Migration of Intestinal Stem Cells, DOI: 10.1002/adma.202513371)

(왼쪽부터)KAIST 임성갑 교수, KAIST 박성현 박사, KAIST 선상유 석사, KRIBB 손미영 박사. (상단)KRISS 이태걸 박사, KRISS 손진경 박사.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