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출마로 대구시장 판 ‘요동’…야권 다자구도·여권 변수 ‘주목’

추경호 출마로 대구시장 판 ‘요동’…야권 다자구도·여권 변수 ‘주목’

보수 진영 내부 주도권 다툼 치열
여권,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추대론 속…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출마 의지 밝혀

기사승인 2025-12-29 20:52:57 업데이트 2025-12-29 20:59:03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자료사진=임형택 기자

6개월도 남지 않은 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최대 관심지인 대구가 요동치고 있다.

3선 중진이자 전 경제부총리인 추경호(대구 달성군)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되던 야권 내 경쟁이 전면전으로 전환됐다. 

특히 홍준표 전 시장의 중도 사퇴로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상황에서 보수 진영 내부의 주도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에서 출마를 공식화한 인물은 추 의원과 최은석 의원(대구 동구·군위군갑) 등 2명이다. 주호영 국회부의장(대구 수성구갑)은 내달쯤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예고했고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유영하(대구 달서구갑)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에서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홍석준 전 의원도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9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최태욱 기자

추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에는 경제를 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경제 회복을 전면에 내세웠다. 35년 경제 관료 경력과 경제부총리 경험을 강점으로 제시하며 침체된 지역 경제를 돌파할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동시에 정치적·사법적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며 지지층을 결집했다. 

야권 내에서는 ‘중량급 주자의 조기 등판’이라는 평가와 함께 경선 구도 재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최다선(6선) 의원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채 “시민의 뜻을 확인한 뒤 2026년 초 결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출마를 한다면 자신의 강점인 중앙정부·국회와의 협상 능력을 강조하며 대구시정의 현실론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를 자임하는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의원도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대기업 CEO 출신이라는 이력으로 ‘실물경제’ 프레임을 앞세웠지만, 지역 기반과 인지도 부족이라는 약점이 동시에 지적된다. 정치권에서는 “경제 프레임이 과잉 경쟁 양상으로 흐를 경우, 오히려 리더십과 조정 능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7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보수 진영 외곽에서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보수 여전사’ 이미지로 상징성을 키웠지만, 관심을 모았던 20일 대구 강연에서는 출마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대구시장 출마설과 관련해 “지금은 방미통위 설치법 가처분과 헌법소원만 생각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대구시장 도전보다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지난 16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 번째 대구시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지금 대구에 필요한 시장은 보수의 정당성을 지키고 대구의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울 시장”이라며 “많은 음해와 공격에도 당당히 제 자리를 지키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독재에 싸워온 이재만의 세 번째 도전에 응답해달라”고 말했다.

이밖에 배광식 북구청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도 출마 의지를 내비치거나 저울질하고 있어 국민의힘 경선은 다자 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형택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교체 이후의 정치 지형 변화를 발판 삼아 대구 공략을 모색하고 있다. 홍준표 전 시장의 중도 사퇴로 빚어진 시정 공백에 대한 책임론이 반사 이익으로 작용하는 데다, 중앙정부와의 공조를 앞세워 대구경북신공항 등 굵직한 현안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도 전략적 동력으로 평가된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추대론이 여전히 거론되는 가운데,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출마 의지를 공식적으로 내비쳤다. 홍 전 부시장은 “민주당 내 일부가 말하는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후보) 추대론을 좋게 생각한다”면서 “저도 경선을 해보면 대구시민에게 더 관심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강민구 전 최고위원(수성구갑 지역위원장), 이재명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도 잠재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단순한 인물 경쟁이 아니라 보수 진영 내부의 노선과 리더십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김부겸 전 총리의 결단은 민주당의 대구 전략뿐 아니라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전체 판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라고 말했다.
최재용 기자
ganada557@hanmail.net
최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