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보험료 매년 0.5%p씩 오르는데…저소득 지원은 고작 ‘1년’

연금 보험료 매년 0.5%p씩 오르는데…저소득 지원은 고작 ‘1년’

보험료 13%까지 뛰는데 지역가입자 지원 ‘생애 최대 12개월’뿐
월 소득 80만원 넘으면 대상 제외
“저소득 지원이라는 명분만 가져가고 실제 지원은 빈약”

기사승인 2026-01-03 06:05:03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올해부터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매년 0.5%p씩 인상하는 대신, 저소득 지역가입자들의 보험료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작 지원 기간이 생애 최대 12개월에 불과해, 저소득 가입자들이 1년 이후엔 연금 납부를 포기하는 ‘노후 절벽’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기존 9%에서 9.5%로 상향된다. 매년 0.5%p씩 올라 2033년까지 13%로 순차적으로 조정된다.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월 평균 소득인 309만원을 기준으로 볼 때, 지역가입자는 당장 올해부터 작년보다 매달 1만5400원을 더 내야 한다. 보험료율이 13%가 되는 시점에는 현재보다 매달 약 10만8000원, 연간으로는 130만원에 가까운 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는 사업장 가입자와는 달리, 지역가입자는 인상분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정부는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저소득 지역가입자 지원 사업을 개편했다. 기존에 휴직, 폐업 등의 사유로 납부를 중단했다가, 다시 보험료를 내기 시작한 ‘납부재개자’에게만 주던 혜택을 전체 지역가입자로 넓혔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원 대상은 19만3000만명에서 73만6000명으로, 지원 예산도 작년 대비 58% 늘어난 824억원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원 기간이 생애 최대 1년에 불과해, 저소득층을 지원하겠다는 제도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등 고용이 불안정한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경우 빈곤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단 1년의 지원이 끝나면 인상된 보험료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반면 농어업인 연금보험료 지원 사업은 기간 제한 없이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농어업인과 비교해 지역가입자 지원 기간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게다가 정부는 보험료를 매년 0.5%p씩 2033년까지 13%로 올린다고 발표했는데, 지원이 단 1년에 그친다는 문제도 있다. 올해 지원을 받은 뒤 2027년 보험료율이 10%로 늘어나면, 저소득 가입자들이 납부를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원 문턱이 높아진 점도 한계로 꼽힌다. 납부재개자 가운데 기존에는 종합소득이 1680만원 이상이거나 재산세 과세표준의 합이 6억원 이상인 경우를 제외하면, 보험료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전체 지역가입자로 대상을 넓히면서, 소득 기준을 ‘80만원 미만’으로 낮췄다. 이는 농어업인 연금보험료 지원 소득 기준인 104만원 보다 낮은 금액이다. 월 소득 80~104만원 사이의 지역가입자들은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납부 재개는 이례적인 사건이기에 ‘1년’ 한정 지원에 대한 명분이 있었지만, 저소득 지역가입자는 구조적으로 빈곤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금 보험료는 계속 오르는데, 지원은 1년만 하고 끊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저소득 지원이라는 명분만 가져가고 실제 지원은 빈약하다”면서 “납부재개자 지원에서 저소득층 지원으로 제도 성격이 바뀌었다면 지원 기간에 한도를 두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소득 기준과 관련해서도 “작년까지는 월 소득이 100만원이라도 납부를 재개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소득 80만원이 넘으면 지원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다”며 “대상을 넓힌다면서 오히려 소득 기준을 높인 것은 이해하기 힘든 제도 설계의 허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