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를 모사한 초음파 자극으로 척수 속 별세포(성상교세포)를 조절해 약물이나 수술 없이도 만성 통증을 장기적으로 완화하는 길이 열렸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억 및 교세포 연구단 박주민 연구위원팀은 뇌파 리듬을 본뜬 저강도 연속 세타버스트 초음파(LI-cTBUS)를 활용해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을 장기적으로 완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 손상 이후에도 통증 신호가 사라지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는 질환으로, 기존 약물이나 침습적 시술은 효과가 제한적이고 부작용 우려가 컸다.
연구팀은 통증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통증 상태를 유지하는 신경 회로의 병리적 불균형 자체를 회복시키는 데 집중했다.
통증이 만성화하면 별세포는 '반응성 별세포'로 변해 통증을 증폭시키는 단백질인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를 비정상적으로 축적하고, 이로 인해 통증 신호가 차단되지 못한 채 지속되는 상태가 유지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뇌파 모사 초음파는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는 이온 채널인 'TRPA1'을 활성화해 별세포 내부의 칼슘 신호를 조절한다.
활성화된 별세포는 과도하게 쌓인 통증 유발 물질(BDNF)을 스스로 흡수해 분해하며 병리적 활성 상태를 완화한다.
그 결과 약화됐던 신경 억제 기능이 살아나고 흥분과 억제 균형이 정상화되면서 사소한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던 상태가 복구됐다.
실제 신경 손상으로 만성 통증을 앓는 생쥐의 척수 위 피부에 하루 한 번씩 10일간 초음파를 쏘자, 통증을 느끼는 자극 강도가 5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이런 효과는 초음파의 세기와는 무관하게 뇌파 리듬을 모사한 특정 자극 패턴에서만 장기적으로 유지됐다.
이는 초음파 기반 신경조절 치료에서 자극의 강도보다 자극 패턴 설계가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입증한 성과다.
박 연구위원은 "수술 없이 초음파 자극만으로 별세포를 조절해 통증 신경 회로를 직접 변화시킨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별세포 외에도 초음파 자극 영향을 추가 분석해 알츠하이머병이나 뇌졸중 등 다른 신경계 질환으로 치료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명 : Harnessing theta-gamma coupled brainwaves using ultrasound for spinal astrocyte revitalization and sustained neuropathic pain relief in mice/ Nature Communicati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