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재난 경험자 ‘AI 심리 회복’ 플랫폼 개발

ETRI, 재난 경험자 ‘AI 심리 회복’ 플랫폼 개발

재난 경험 한국인 2000명 인터뷰, 데이터셋 구축
디지털 휴먼이 표정·음성으로 상호작용
원격 상담 연계 시간·장소 제약 줄여
행안부와 심리지원 체계 일원화 추진

기사승인 2026-01-27 15:38:15
재난 심리회복 지원서비스 기술 개념도. 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대형 재난 경험자의 마음 치유를 돕는 인공지능(AI) 기반 심리회복 지원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그동안 종이 기록이나 엑셀 시트에 의존하던 재난 심리 행정업무를 전면 디지털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재난이 대형화되면서 심리회복 수요는 늘고 있지만, 현장에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관리가 어려워 지속적인 추적에 한계가 있었다. 

ETRI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체계적인 관리와 맞춤형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진은 지난 3년 동안 재난을 경험한 한국인 200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해 국내 최초로 재난 경험자 기반 데이터셋을 만들었다. 

이는 외국어 데이터 기반 AI가 한국인의 언어 표현과 문화적 맥락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한 성과다. 

플랫폼은 활동가 이력 관리부터 재난 경험자 사례 발굴, 청소년·성인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심리 평가 기능을 갖췄다. 

특히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 기술을 적용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재난 경험자의 일상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심리 상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한다. 

디지털 휴먼은 가상의 인간형 존재로 사람처럼 표정과 음성으로 상호작용하며, 일상정보 기록 기술과 결합해 정밀한 평가를 수행한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재난 후 성장 척도’와 ‘재난 회복탄력성 척도’를 적용해 심리 회복 과정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아울러 전국 활동가와 연계되는 원격 상담 시스템도 구축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재난 심리회복 지원서비스 앱. ETRI

이 기술은 지난해 2월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피살사건 당시 유족과 목격자의 심리 안정을 돕는 상담 일지가 현장에 적용됐다. 

아울러 전국 16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활동가 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증에서도 80점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우수 표준에 선정됐다.

ETRI는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부처별로 흩어진 심리지원 체계를 하나로 묶는 일원화된 서비스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승훈 ETRI 인공지능융합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이번 플랫폼은 국민 정신 건강을 지키는 국가 안전망을 인공지능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현장에 조속히 확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행정안전부의 ‘재난피해 복구 역량 강화 기술 개발 사업’으로 수행했고, ㈜트로닉스, ㈜후트론, ㈜다이퀘스트, 한국트라우마연구교육원, 광신대가 참여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