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km ‘국가방제벨트’로 재선충 확산 차단… 산림청, 재선충 국가방제전략 가동

400km ‘국가방제벨트’로 재선충 확산 차단… 산림청, 재선충 국가방제전략 가동

확산 저지선 따라 폭 4km 방제벨트 지정
북부권·남부권 주요 길목 총연장 400km 설정
드론, 라이더 영상 AI 분석, 고사목 자동 탐지

기사승인 2026-02-05 19:42:50
5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국가방제전략을 설명하는 박은식 산림청 차장. 사진=이재형 기자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 경로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전국 주요 확산 길목에 400km 규모 ‘국가방제벨트’를 구축하고, 인공지능(AI)과 드론 등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해 2030년까지 관리 가능한 청정 숲을 확대한다.

박은식 산림청 차장은 5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산림 보호와 산림자원 기능 회복을 위해 새로운 ‘소나무재선충병 국가방제전략(2026~2030)’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제전략은 2005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 시행 이후 연단위로 시행하던 것을 중장기 계획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매개충의 활동 기간이 늘어나고 기존 박멸 목표의 정책이 한계에 달함에 따라 확산 차단과 전략적 관리로 방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치사율 100% 소나무재선충병

소나무재선충병은 크기 1mm 내외의 소나무재선충이 나무 조직을 침투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나무를 말려 죽이는 치명적인 병이다. 

감염된 소나무는 1년 내에 100% 붉게 말라 죽는다.

재선충은 스스로 이동하지 못하고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해 다른 나무로 이동한다. 

가을철 매개충이 죽은 나무에 알을 낳으면, 이듬해 봄 우화한 매개충이 재선충을 몸에 지닌 채 날아가 건강한 소나무의 잎을 갉아먹을 때 상처 부위를 통해 재선충이 침투하는 방식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최근 기후변화로 매개충 활동 확대에 따라 주기적으로 창궐하고 있다.

길목 차단 국가방제벨트 조성

이번 전략의 핵심은 권역별 맞춤형 방제를 위한 국가방제벨트 구축이다. 

산림청은 재선충병 감염목의 최후방 경계선인 확산 저지선을 따라 폭 4km 이상의 방제벨트를 지정해 집중 관리한다. 

이는 매개충인 하늘소의 이동 범위가 반경 2km인 것을 고려한 것으로, 확산 가능 범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으로 경기와 강원을 잇는 북부권 국가방제벨트, 전라권을 막는 남부권 국가방제벨트 등 연장 400km 구간을 설정해 확산 길목을 봉쇄한다.

방제벨트 내 감염목은 전량 제거하고 예방접종 등 강도 높은 방제 조치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현재 160개에 달하는 피해 시·군·구 중 50개 이상을 2030년까지 청정지역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방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예찰 방식도 첨단화한다. 

드론이 비가시권 지역을 촬영해 수집한 영상을 AI로 분석해 고사목의 위치와 유형을 자동으로 탐지한다. 

여기에 라이다(LiDAR) 기술을 더해 나무의 반사 강도를 분석,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초기 감염목까지 찾아낼 수 있다.

수집한 데이터는 QR코드로 이력을 관리하고, 서버에 저장해 지방자치단체의 방제계획 수립에 기초 자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소나무재선충병 관리체계. 산림청

산림자원 체질개선

이번 방제전략은 산림의 체질을 바꾸는 전략도 병행한다.

피해가 심한 지역이나 도로변 등 가시권 지역 피해목을 수집해 산업용 자재나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그동안 엄격했던 반출금지 구역의 이동 규제를 동절기에 한해 완화한다.

또 기후변화에 취약한 소나무 단순림을 참나무나 낙엽송 등 재선충병에 강하고 지역 환경에 맞게 전환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5만 ha 이상 면적에서 수종 전환을 시행, 산림생태계 건강성 회복과 더불어 산주의 공익직불금을 지원함으로 소득보전 방안도 마련한다.

이밖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환경단체와 임업인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정책의 투명성을 높일 계이다.

박 차장은 “소나무재선충병은 산불, 산사태와 더불어 국가적 산림재난으로 인식하고 총력을 다해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소중한 산림자원을 지키기 위해 이번에 수립한 국가방제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 건강한 숲을 국민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