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이 모래나 흙이 섞인 오염수에서 별도 전처리 과정 없이 과불화화합물(PFAS) 같은 환경 오염물질을 실시간 추출해 분석하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오염물질 분석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환경감시와 식품 안전 관리 효율을 높일 전망이다.
화학연 김주현 박사팀은 충남대 유재범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흐르는 시료에서 목표 물질만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회수할 수 있는 미세 칩 기술을 확보했다.
일반적인 하천수나 토양 오염수에서 미량 오염물질을 분석하려면 시료를 거르고 분리해 농축하는 복잡한 전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물에 모래나 음식물 찌꺼기 같은 고형물이 섞이면 분석 정확도가 떨어져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정작 검출해야 할 오염물질까지 함께 사라지는 한계가 있다.
기존 액체-액체 미세추출(LLME) 기술도 고형물이 포함된 실제 환경 시료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시료 몇 방울을 미세 칩 내부에 가둬 통과시키는 새로운 구조를 고안했다.
이는 흐르는 물 옆에 작은 스펀지를 붙여 물속 색소만 스며들게 한 뒤 스펀지를 떼어내 분석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시료는 계속 흐르지만 추출물은 제자리에 머물며 오염물질만 빠르게 흡수하고, 고형물은 채널을 따라 그대로 흘러가므로 장치가 막히거나 간섭이 생기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활용하면 최근 유럽 등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과불화화합물을 5분 이내에 검출했다.
과불화화합물은 탄소와 불소가 강하게 결합해 잘 분해되지 않고 환경에 오래 남는 물질로, 인체와 환경에 해로워 정밀한 모니터링이 필수다.
아울러 연구팀은 항경련제 성분인 카바마제핀(CBZ) 등 의약물질도 모래가 섞인 슬러리 시료에서 전처리 없이 한 번에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분석 단계와 시간을 크게 줄여 환경오염 모니터링은 물론 식품 잔류농약 검사, 의약·바이오 분석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는 복잡한 전처리 과정을 하나로 줄여 현장 분석과 자동화 시스템 적용에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화학연 최성욱 학생연구원이 제1저자로 수행했고,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ACS 센서(ACS Sensors)'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슬러리 용액에서 오염 물질을 분석하기 위한 회수 가능한 액적을 갖춘 트랩 기반 미세유체 장치(Trap-Based Microfluidic Device with Retrievable Droplet for the Analysis of Pollutants from Slurry Soluti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