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연구개발능률성과급 지급 체계를 둘러싼 직군 간 형평성 논란에서 시작해 원장 리더십 문제로 번지며 1992년 이후 33년 만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ETRI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방승찬 ETRI 원장의 부적격성을 주장하며 재선임 반대 기자회견을 11일 개최했다.
이에 ETRI도 즉각 공식 입장을 내고 노조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연구개발능률성과급이다.
노조는 방 원장이 관련 법령을 무시하고 성과급을 행정직 등 비연구직의 급여 보전용으로 사용해 연구직의 처우가 역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책임급은 비연구직 연봉이 연구직을 앞지르는 왜곡된 보상 체계가 만들어졌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방 원장이 매년 지급 대상·등급·방법 일체를 재량으로 정해 연구직 처우 역전과 보상체계 왜곡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ETRI는 해당 성과급이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근거해 연구 활동을 지원한 인력에게 보상하는 제도임을 분명히 했다.
연구직은 이미 연구수당을 통해 직접비 기반 보상을 받고, 성과급은 지원인력의 기여를 보전하는 보완적 성격이라는 것.
ETRI는 “전체 평균 기준 지원인력 보상이 연구인력보다 낮으며, 직급별 차이는 재원 구조의 차이일 뿐 특정 직군 우대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방 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시각도 양분됐다.
노조는 방 원장 취임 전 3년간 4건에 불과했던 징계 사건이 취임 후인 2023년에만 27건으로 폭증하는 등 부실한 리더십을 우려했다.
반면 ETRI는 2023년 징계 27건 중 24건은 방 원장 취임 전인 2022년 외부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행정처리로, 리더십 문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또 노조는 방 원장이 교섭 중에도 일방적으로 직원설명회를 열고 성과급 지급을 강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 지난 4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ETRI는 "수개월간 공식 채널을 통해 협의했지만 노조가 실무회의 중단을 일방 통보한 것"이라며 “설명회 개최와 지급계획 발표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고 맞섰다.
이어 “향후 조정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도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