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장폐지’ 요건 강화…제약‧바이오사에도 칼바람 부나 

정부, ‘상장폐지’ 요건 강화…제약‧바이오사에도 칼바람 부나 

정부,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상장폐지
경남제약‧휴마시스 등 주식병합 나서
“신약 개발, 단기간 성과 내기 어려운 구조…산업 특성 반영해야” 

기사승인 2026-02-27 06:00:13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면서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당장 오는 7월부터 주가가 1000원을 밑도는 이른바 ‘동전주’들이 퇴출 사정권에 들면서, 주식병합 등 활로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26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주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1000원 이상 기준을 상회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 된다. 이는 7월1일부터 시행된다.

동전주 기업은 일반적으로 펀더멘털이 취약하고 주가 변동성이 커 투자 위험도가 높은 종목으로 불린다. 주가가 저렴해 작전 세력이나 우회상장에 악용될 위험도 존재한다. 상폐 기준이 느슨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만큼,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문제는 제약‧바이오 섹터에 동전주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R&D 투자로 당장 실적이 부재하거나, 고금리 여파로 자금줄이 마른 중소 제약‧바이오사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구축 등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업계 특성상 상폐 될 경우 심각한 자금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퇴출 압박이 거세지자, 위기에 놓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주식병합이 대표적이다.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3일 주식을 15주에서 1주로 합치는 병합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휴마시스와 경남제약도 각각 5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 결정을 발표했다. 

다만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더라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면 여전히 상장폐지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액면가 500원인 주식이 병합 후 2000원이 됐더라도, 시장 가격이 그보다 낮은 900원대라면 여전히 부실 종목으로 분류된다. 

업계 일각에선 산업 특수성을 고려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약 개발은 통상 10년 이상의 장기간과 수천억 원의 투자가 선행되는 구조인데, 현재의 주가나 재무 지표라는 획일적인 잣대만 들이댈 경우 유망한 ‘K-바이오’ 싹을 자를 수 있다는 논리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R&D 단계에 있는 기업들은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주가가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산업 특성을 반영해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