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축소하는 방식의 개편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고령화 심화에 따른 재정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수급에서 탈락한 노인들의 경제적 불안전성이 커질 우려가 높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기초연금 개편과 퇴직연금 기금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5일 남인순 특위 위원장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올해 기초연금 수급자는 779만 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재정 부담도 빠르게 증가했다”며 “기초연금 역할을 명확히 적립하고 국민연금과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재설계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기초연금 제도를 수술대 위에 올린 건 고령화에 따른 재정 지출 급증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가파른 고령화 속도와 맞물려 많은 국가 재정이 투입되고 있는 복지 사업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제1차 기초연금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기초연금 소요 재정은 2030년 39조7000억원, 2040년 76조9000억원, 2050년 125조4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연금과 달리 기초연금은 100% 세금으로 보전된다.
특히 노인들의 경제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고소득 노인까지 기초연금을 받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기초연금 수급자가 70% 수준이 되도록 소득·재산 수준, 생활 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년 선정기준액을 정해 고시하고 있다. 올해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기준 247만원, 부부 기준 365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19만원이나 높아졌다. 최근 노인 인구에 편입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이전 세대와 달리 소득·자산 수준이 높다 보니, 소득 하위 70% 기준이 급격히 치솟은 것이다.
선정기준액이 각종 공제와 부채, 보유 주택 가격 등을 모두 포함한 액수임을 고려하면, 기초연금 수급자의 실제 소득 수준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제를 적용하면 다른 재산이나 소득 없이 오직 근로소득만 있는 독거노인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월 최대 약 468만8000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맞벌이 부부 노인의 경우 연봉이 9500만원(월 약 796만원) 수준이라도 수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선정 기준 손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과 관련해 “월 200만원 이상 소득이 있는 사람도 1인당 34만원을 받는 게 이상한 것 같다”며 “연간 몇 조원씩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데 그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연금특위 회의에선 최저소득보장 방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기초연금 대상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저소득 어르신들의 연금액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이다. 또한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이 복잡한 만큼, 이를 단순화해 초고소득층을 제외한 전체 노인에게 정액을 지급하는 보편적 기초연금 방식을 도입하자는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초연금 대상을 줄일 경우, 현재 연금을 받다 탈락한 중간소득 계층이 노후 불안을 느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은성진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본지에 “지급 대상을 50%로 하향 조정할 경우, 수급에서 탈락한 노인층은 빈곤층으로 전락해 또 다른 사회적 비용과 재정 지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기초연금 혜택을 특정 소득층에 집중할 경우,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해온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가입 유인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 국장은 “보험료를 내는 국민연금 수령액보다 세금으로 보전되는 기초연금 지급액이 더 크다면 국민연금을 내는 것에 대한 반발감이 생길 수 있다”며 “국민연금 평균 연금액이 높아진 다음 기초연금 개편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