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첫 연금보험료, 국가가 낸다…‘수급액 하향 우려’는 과제

청년 첫 연금보험료, 국가가 낸다…‘수급액 하향 우려’는 과제

내년부터 2009년생 4만여원 보험료 지원
청년 가입 사각지대 해소 기대
신규 연금 수령액 저하‧행정적 불편 보완 필요

기사승인 2026-03-04 06:00:17
쿠키뉴스 자료사진

내년부터 만 18세가 되는 청년들은 국민연금에 처음 가입할 때 첫 달치 보험료를 국가로부터 지원받게 될 전망이다. 청년층 가입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노후 소득 보장성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다만 연금 산정 기준인 ‘평균소득월액’이 낮아져 신규 수급자의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국회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를 열고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복지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 등을 거쳐야 하지만,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법인 만큼 내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만 18~26세 청년으로, 제도가 본격 시행되는 2027년에 만 18세가 되는 2009년생부터 적용된다. 현재 예상되는 지원 금액은 2027년 기준소득월액 하한액에 해당하는 약 4만2000원 수준이다. 만약 청년이 이미 가입된 상태라면, 가입기간 1개월을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매년 한 살씩 지원 연령을 높여 2035년엔 26세도 신청할 수 있다.

추납 제도 활용 시 연금액 2배 증액 효과 

정부가 첫 달치 보험료만 지원하는 것은 향후 추후납부(추납)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두기 위해서다. 추납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실업·휴직·사업 중단 등으로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에 대해 나중에라도 돈을 납부하면 계속 가입을 인정해 전체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가입기간에 비례해 급여액이 결정되는 제도 특성상 조기 가입할수록 향후 수령액이 높아진다. 청년의 가입 기간을 최대한 늘려 연금액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노령연금 예상월액표. 가입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수급액이 증가한다. 국회 국민연금법 개정안 검토보고서 캡처

청년들도 첫 달치 보험료를 지원 받은 뒤 향후 추납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자동가입 된 뒤 소득이 없으면 납부예외자로 분류돼, 당장은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은 향후 추납 제도를 최대 10년까지 소급 납부할 수 있다. 

추납을 할 경우, 수급액을 2배가량 늘릴 수 있다. 국회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생애 평균 소득 40만원을 10년1개월간 낸 가입자가 무소득 기간 9년11개월치의 보험료(약 428만4000원)를 추납할 경우, 노령연금 수급액은 월 17만6000원에서 35만원으로 약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생애 첫 보험료를 지원하는 것은 청년들의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18~24세 청년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24.3%에 그쳤다. 대학 진학률이 높고 군 복무 등으로 취업 시기가 늦다는 점을 고려해도 주요 선진국의 청년 평균 가입률(80%)과 격차가 크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본지에 “한국의 연금 급여가 낮은 이유는 가입 기간이 짧기 때문”이라며 “청년들에게 제도적 친숙함을 주고 가입 기간을 채울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연금 수급액 하향될 가능성도…“영향은 제한적”

다만 무소득 청년이 대거 유입되면서 신규 수급자의 연금액을 결정하는 ‘평균소득월액(A값)’이 낮아질 우려도 제기된다. 국가가 지원하는 한 달간은 A값 산정 시 반영되지 않지만, 청년이 보험료 납부를 이어갈 때 적용되는 기준소득월액은 A값 산정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A값이 하향 조정될 경우, 신규 연금 수급자의 수령액이 낮아진다. A값은 전체 가입자의 소득 평균을 뜻한다. 연금 수령액 산정 시 자신의 평균 소득과 연금 수급 당시 전체 가입자의 A값을 기초로 계산한다. 결국 A값이 낮아지면, 신규 수급자의 연금액이 감소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어르신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수급액이 조정되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지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개정안에 따라 18세 이상 27세 미만인 무소득자가 지역가입자에 편입되는 것이 평균소득월액에 미칠 영향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평균소득월액의 평균액이 하향될 수 있어 전체 수급권자의 기본연금액이 함께 낮아지는 점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자동 가입된 청년이 당장 보험료를 낼 여력이 없을 경우 직접 ‘납부 예외’를 신청해야 하는 행정적 불편도 발생한다. 청년이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소득이 없더라도 보험료가 계속 부과돼 체납·연체가 누적될 수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청년들이 보험료 납부를 계속할 경우 평균소득월액에 영향을 미쳐 A값이 낮아진다. 연금액이 저하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소득이 낮은 가입자들을 포괄하며 발생하는 제도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소득자는 납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하한 소득에 맞춰 조정된다”라며 “A값이 저하된다고 해도 수급액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값이 낮아지는 문제보단 사각지대에 있던 청년들을 국민연금 제도 내에 포괄하는 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면서 “A값 저하 문제는 보험료 상한액 인상 등 별도의 대안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