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인공지능(AI) 국제표준화 무대에서 의제 조정과 전략 설계를 주도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ETRI는 최근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에서 AI 국제표준화 공동조정그룹(JCA-AI)을 승인받았다.
JCA-AI는 기존 기계학습 표준화 공동조정그룹(JCA-ML)을 확대·개편한 조직으로, 의장은 이강찬 ETRI 전략표준연구실장이 맡는다.
이에 따라 국내 연구진이 AI 국제표준 논의의 초기 단계에서 의제를 조정하고 방향을 설계하는 의제 조정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AI 표준전략 의제 주도
JCA-ML은 2022년 ITU-T 연구반 산하에서 출범해 기계학습 관련 표준화 활동의 중복을 방지하고 연구반 간 협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 생성형 AI, AI 에이전트, 피지컬 AI, 자율 네트워크 등 AI 기술이 산업·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보다 포괄적인 표준 조정 체계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JCA-AI는 개별 연구반 산하 조직에서 ITU-T 전체 표준화 전략을 조정하는 TSAG 직속 기구로 격상됐다.
이는 인공지능 표준화가 단순 기술 논의를 넘어 국제 ICT 질서를 좌우하는 전략 의제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현재 AI 관련 국제표준은 ISO/IEC JTC 1, IEEE, ETSI 등 주요 국제표준화기구를 중심으로 수백 건 이상 제정·개발되고 있다.
복수의 기구가 동시에 표준을 추진하는 환경에서 표준 간 중복과 용어 혼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조정할 협력 허브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AI 에이전트·자율 네트워크 핵심 분야 조정
JCA-AI는 앞으로 AI 에이전트, 피지컬 AI, 자율 네트워킹, AI 인프라 및 클라우드 등 차세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ITU-T 내 표준화 활동을 총괄 조정한다.
동시에 ISO/IEC JTC 1, IEEE, ETSI 등과의 연계를 통해 글로벌 AI 표준 생태계의 정합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번 JCA-AI 출범은 우리나라 AI 국가전략과 연계된 성과로, 국제표준을 수용하는 단계를 넘어 의제 설정과 방향 설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승윤 ETRI 표준연구본부장은 “JCA-AI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기술과 정책 방향이 국제 AI 표준화 논의의 초기 단계부터 반영될 수 있도록 전략적 협력과 조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