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반도체 이온주입 핵심장치 국산화 '비용 70% 절감'

원자력연, 반도체 이온주입 핵심장치 국산화 '비용 70% 절감'

절연축·곡면 설계로 코로나 방전 억제
나일론 절연 구조 적용, 제작단가 절감
해외 의존장비 대체, 유지보수·공급망 리스크 개선

기사승인 2026-03-17 15:07:05
절연형 모터제너레이터.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반도체와 첨단 소재 제작에 필수인 이온주입장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해 제작 비용을 70% 절감하고 납기 기간을 7개월 이상 앞당기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절연형 모터제너레이터(MG-SET)를 독자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온주입기술은 수만~수십만 V의 고전압으로 이온을 가속시켜 소재 내부로 집어넣는 공정으로, 이 과정을 거치면 소재 전기적 특성이나 표면 성질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어 반도체 제조 등에 널리 사용한다.

하지만 이온주입장치는 초고전압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수백 V 수준인 일반 전원을 직접 연결하면 큰 전압 차이로 인해 장치가 망가지거나 불이 날 수 있다.

연구팀은 모터제너레이터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는 외부 전기로 모터를 먼저 돌리고, 그 회전력을 발전기에 전달해 장치 운용에 필요한 전기를 다시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발전기가 고전압 상태에 놓이는 특성을 고려해 모터와 발전기를 전기적으로 분리하는 절연 구조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모터와 발전기 사이에 전기는 막고 회전 동력만 전달하는 절연축을 자체 제작했다. 

여기에 전기 차단능력이 우수한 나일론 소재를 사용해 절연 성능은 높이고 생산 단가는 대폭 낮췄다.

이를 통해 전압이 특정 부분에 쏠려 공기 중으로 새어 나가는 코로나 방전현상도 해결했다.

연구팀은 전기가 뾰족한 곳에 집중되는 성질을 고려, 장치 외부구조의 모든 부분을 반지름 5cm 이상 곡면 형태로 만들어 전압을 골고루 분산시켰다.

이번 국산화로 해당 장치의 제작비용은 해외 제품 대비 약 70% 줄고, 10개월 이상 걸리던 납기 기간도 3개월 이내로 단축됐다. 

아울러 국내에서 직접 유지보수가 가능해진 만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나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도 덜었다.

이 기술은 이온주입장치뿐 아니라 고전압 전력 공급이 필요한 다양한 첨단 산업 장비에 확장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상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장은 “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적 전력 공급은 이온주입장치 신뢰성 확보를 위한 핵심 요소”라며 “외산 장비 원가와 납기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국산화는 기술 자립을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찬영 책임연구원, 여순목 책임연구원, 석재권 선임연구원, 정명환 책임연구원, 양인목 선임기술원, 전혜란 선임연구기술원, 하준목 선임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