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회생계획안 부결…법원 강제인가 여부 촉각

동성제약 회생계획안 부결…법원 강제인가 여부 촉각

기사승인 2026-03-20 06:00:09
동성제약 로고. 동성제약 제공

동성제약의 회생계획안이 관계인 집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최종 부결됐다. 동성제약의 운명이 법원의 강제인가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 18일 서울회생법원에서 개최된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의 가결 요건이 성립하지 못해 부결됐다고 공시했다.

태광산업‧유암코 컨소시엄이 동성제약을 1600억원에 인수합병(M&A)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제시했지만, 채권자 동의율이 기준(66.7%)에 미치지 못했다. 회생담보권자 의결권의 99.97%, 주주 의결권의 52.84%가 동의해 가결 요건을 갖췄지만, 회생채권자 동의율은 63.15%에 그쳤다.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면서 법원의 강제인가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채무자회생법 제243조는 회생계획 인가 요건으로 적법성, 공정성, 형평성, 수행 가능성, 청산가치 이상 보장 등을 규정하고 있다. 부결되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법원은 권리 보호를 전제로 회생계획안을 강제인가할 수 있다. 

회생계획안이 무산된 배경에는 주주들의 지분 가치 훼손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생계획안에는 컨소시엄이 무감자 M&A를 진행하고, 인수자금을 포함해 1600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상증자 700억원, 전환사채 500억원, 회사채 400억원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기존 주주들은 소액주주에게 과도한 희생을 요구하는 방향인지 들여다봐야 한다며 금융당국에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동성제약 소액주주들은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회생은 회사와 이해관계인을 함께 살리는 절차여야지, 소액주주만 일방적으로 손실을 떠안는 구조여서는 안 된다”라며 “금감원이 소액주주 피해 여부를 조사해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지분 희석 가능성이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지난해 6월23일 기준 재무상태표상 자산총계는 1265억8000만원, 부채총계는 884억4400만원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약 381억원을 전체 발행 주식 수(2661만9507주)로 나누면 주당 순자산(BPS)은 약 1431원으로 평가된다. 공시에 따르면 인수자는 신주를 주당 1000원에 발행받게 되는데, 이는 BPS인 1431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1431원 가치의 주식을 가진 소액 주주들은 1000원짜리 주식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면 지분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환사채 발행도 이뤄질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일부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회생계획안 등에 따르면 500억원 규모 CB는 만기 3년, 표면이자율 연 6%, 만기이자율 연복리 10%, 전환가액 1000원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변동에 따른 전환가 조정(리픽싱) 조항과 2년 경과 후 투자자의 조기상환청구권도 부여된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한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과 충남 아산 소재 중앙연구소, 아산공장에 담보가 설정되는 구조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회생계획안 반대 측은 이같은 조건을 두고 향후 동성제약의 부채가 과다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동성제약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은 “"총 1600억원이라는 규모만 보면 신규 자금 유입처럼 보이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전환사채와 회사채 등 사채성 자금이 900억원에 달한다"며 "실질적으로는 회사가 향후 금융비용과 상환 부담을 함께 떠안는 구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주주가치 제고 및 소액주주 권익 보호에 대해 강조해온 만큼, 법원이 강제인가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선 부담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부결에 따라 수일 내 강제인가 또는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