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와 맞물려 추진 중인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를 손질한다.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높이는 대신 리베이트 인증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이런 내용이 담긴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오는 5월6일까지 입법·행정예고 한다고 밝혔다.
혁신형 인증제는 R&D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을 인증해 약값 우대, 세제 감면 등 혜택을 주는 제도다. 불법 리베이트로 2회 이상 행정처분을 받거나 과징금이 500만원을 넘으면 즉각 지위를 박탈하고, 3년간 재신청도 불가능했다. 이를 두고 오래 전 발생한 위반 행위로 인해 인증이 취소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 시행 시 해당 인증 기업을 대상으로 약가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정부는 리베이트 인증 기준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심사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전에 종료된 리베이트 위반행위는 인증심사 또는 인증연장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다. 리베이트와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기각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인증을 취소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했다.
또한 인증 핵심 요건인 ‘의약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을 2%p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은 7%에서 9%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5%에서 7%로 △cGMP(미국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또는 EU GMP(제조및품질관리기준) 충족 기업은 3%에서 5%로, 각각 비중 기준이 2%p씩 높아진다. 다만 기업의 준비 기간을 고려해 공포 후 3년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는 제도 도입 이후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비중이 꾸준히 상승한 점을 반영한 조치다. 지난 2012년 인증제 도입 이후 2023년 의약품 매출액 대비 의약품 R&D 비용 비중이 국내 상장 제약사는 1.4%p 상승하고 혁신형 제약기업은 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제약사의 특성을 고려해 제도를 운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을 일반 혁신형과 외국계 혁신형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외국계 기업은 국내 연구·생산시설 유치나 공동연구 성과에 높은 배점을 부여한다. 또한 기술 및 특허를 본사가 가지고 있는 외국계 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비임상·임상 시험 후보물질 개발, 의약품 특허 기술이전 성과 항목의 배점을 하향 조정한다.
인증 심사 체계도 효율화한다. 총점을 120점에서 100점으로 낮추고 심사 항목을 25개에서 17개로 간소화했다. R&D 투자와 임상시험 건수, 수출 규모 등 핵심 지표를 정량지표로 전환해 객관성을 높였으며, 공급망 안정화 기여도와 같은 사회적 책임 항목을 신설했다.
절차 투명성도 제고한다. 인증 최저점수(65점)를 고시에 명시하고, 탈락 기업에는 구체적인 사유를 통보하도록 해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번 고시 개정안은 올해 하반기 신규 인증 및 연장 심사부터 즉시 적용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