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맞춰 꽃을 피우거나 밤에 향기를 내뿜는 등 식물이 시간을 읽는 것 같은 현상의 핵심 원리가 분자 수준에서 규명됐다.
KAIST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팀이 식물의 생체시계가 꽃의 개화 시점과 향기 방출을 동시에 조절하는 유전자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식물은 하루 주기에 따라 생리 현상을 조절하는 생체시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꽃이 실제로 열리는 과정과 향기 방출이 어떤 유전자와 연결돼 작동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밤에 꽃을 피우고 향기를 방출하는 야생 식물 코요테담배를 모델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식물은 밤에 활동하는 나방 등 수분 매개자를 유인하기 위해 야간에 꽃을 열고 향기를 내는 특징을 갖는다.
연구결과 특정 생체시계 유전자가 꽃이 열리는 시점과 향기 방출의 리듬을 함께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전자 ‘COL5’를 핵심 인자로 지목했다.
COL5 기능이 저하된 식물은 꽃이 완전히 열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고, 동시에 꽃 향기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인 벤질아세톤 생성도 크게 감소했다.
이는 꽃의 개화와 향기 생합성이 서로 분리된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유전자 조절 체계 안에서 통합적으로 제어됨을 의미한다.
또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COL5가 향기 생합성에 관여하는 효소 유전자들의 발현까지 조절하는 전사 조절 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꽃의 개화 리듬과 향기 방출, 꽃의 움직임 등 서로 다른 생리 현상이 생체시계 기반 유전자 네트워크에 의해 동시에 조절됨을 제시해 의미가 크다.
김 교수는 “식물의 생체시계가 꽃의 개화와 향기 방출 시간을 어떻게 연결해 조절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시했다”며 “식물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번식 전략을 최적화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최유리·강문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더 플랜트 셀(The Plant Cell)’에 게재됐다.
(논문명: CONSTANS-LIKE 5 facilitates flower opening and scent biosynthesis in Solanacea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