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부산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1공구에서 연이어 발생한 땅 꺼짐은 부실한 차수벽과 강우량·하수시설 누수 등으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지하사고 조사위원회(조사위)는 지난 4월 13~14일 사상구 새벽로 동서고가로 하부와 코콤 교차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조사위는 땅 꺼짐 지점의 굴착 공사 중 차수벽 시공 품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지하수 유출을 차단하지 못한 점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차수벽을 콘크리트 벽체로 만드는 C.I.P 겹침주열말뚝 공법으로 설계됐으나 상하수도관 등 지하매설물의 간섭과 교통혼잡 민원 발생을 우려해 시멘트액을 주입해 ‘'H-Pile+토류벽콘크리트'로 변경하면서 토사 유출을 막는 공법(SGR 차수)이 추가됐다.
차수공법 시공 중 지반 내 공극(빈 공간)에 그라우팅재(차수용 약액)를 충분히 주입하지 못하고 일부 지하매설물 간섭 구간에도 완벽하게 시공하지 못해 지하수와 흙입자의 유출이 발생했다.
2015년 지반조사 당시 대비 지하수위가 큰 폭으로 저하(2~3.6m)된 것, 수평그라우팅(차수벽체 누수 보강)을 다수 실시한 것으로 봐서 굴착공사 중 차수벽체에 누수(지하수 유출)가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으며 수평그라우팅 주입 과정에서 지하수와 흙입자 유출을 심화시켰을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위는 누적된 강우량과 하수시설 누수 영향으로 차수벽체가 차수기능을 상실해 지하수와 흙입자가 다량 유출됐고 공동이 확대되며 땅꺼짐이 발생한 것이라고 사고 경위에 대해서도 밝혔다.

땅꺼짐 원인으로 지적된 차수벽 설계 공법 변경에 대해 감독기관인 부산교통공사가 심의했는지는 현재 땅꺼짐 전면 조사 중인 부산시 감사위원회가 밝혀야 할 사항이라고 조사위는 말했다.
조사위는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차수벽체 보완, 파손된 지하매설물 정비 , 자동 계측 기반의 상시모니터링 체계 구축, 지반침하위험도평가 등의 대책 이행을 권고했다.
부산시는 최근 2년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에서 10여차례 땅 꺼짐이 발생하자 상설 전담 조직을 만들어 월 2회 이상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하수박스 보수·보강, 상수도관 원격 누수 감시, 지하수위 계측 강화, 노후 하수시설 정비 등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13일과 14일 이틀간 사상구 새벽로 99, 140 일원에서 2건의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시는 4월 18일부터 지질·지반 등 관련분야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했다.
이번 사고조사 결과보고서는 시 누리집 분야별정보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민순기 시 도시공간계획국장은 "시는 시민 불안을 조속히 해소할 수 있도록 위원회의 대책을 부산교통공사 등 관계부서가 신속히 이행하도록 권고하고 도로지반침하 특별대책 상설 전담조직을 통해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