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현실, 메타버스, 차량용 화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초고집적도·고휘도·초저전력·초소형·경량을 동시 충족해야 하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픽셀 고집적화와 높은 개구율이 필수다.
이를 실현할 차세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김태근 교수팀이 커패시터를 사용하지 않는 초저전력 능동매트릭스(AM) 구동회로를 제안하고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AM은 각 화소가 독립적으로 제어되는 디스플레이 구동 방식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은 확장현실(XR) 기기와 초소형 웨어러블 장치의 상용화가 가속되면서 더 높은 집적도와 낮은 전력 소모를 동시에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 LED의 소형화로 인해 구동 소자인 박막 트랜지스터 커패시터의 면적 비중이 커지면서 개구율 저하, 발열, 전력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기존 AM 구동 회로는 트랜지스터의 안정성 저하와 커패시터의 자연 방전 문제로 복잡한 보상 회로가 필요해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트랜지스터와 커패시터를 하나의 멤리스터로 대체한 ‘커패시터 프리 AM 구동 회로’를 제안했다.
멤리스터는 전압·전류 변화에 따라 저항이 변하고 상태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소자로, 연구팀은 이 특성을 활용해 커패시터 없이도 마이크로 LED의 밝기를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에 사용된 저마늄-텔루라이드(GeTe) 기반 멤리스터는 0.2V 이하 초저전력 구동과 28시간 이상의 동작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커패시터 없이도 동작하는 마이크로 LED AM 어레이를 제작, 픽셀 간 독립 제어와 초저전력 구동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트랜지스터–커패시터 기반 AM 구동 회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멤리스터 하나로 두 소자를 대체함으로써 공정을 단순화하고, 저전력·소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술은 CMOS(상보형 금속 산화막 반도체) 공정에도 적용 가능해 AR 글라스, 차량용 디스플레이, 스마트 윈도우 등 차세대 초고효율 디스플레이의 핵심 솔루션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익스트림 매뉴펙처링(International Journal of Extreme Manufacturing)’에 게재됐다.
(논문명 : Monolithic Integration of Sub-volt Memristor-driven Pixels for Capacitorless Active-Matrix Micro-LED Displays / 김태근 교수(교신저자/고려대학교), 이호진 박사(제1저자/고려대학교), 홍석희 박사과정(제1저자/고려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