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DTV+ 채택, 글로벌 진출 가속'…ETRI, 방송미디어 기업과 중남미 수출전략 논의

'브라질 DTV+ 채택, 글로벌 진출 가속'…ETRI, 방송미디어 기업과 중남미 수출전략 논의

브라질 차세대 방송표준 공식 채택 후 첫 협력 간담회
국산 수신칩 확보, TV·송출장비 기업 동반진출 모색

기사승인 2025-11-23 12:00:08
 21일 서울 목동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에서 열린 ‘국내 방송미디어 ICT 기업 글로벌 시장진출 간담회’ 참석자. 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1일 서울 목동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에서 ‘국내 방송미디어 ICT 기업 글로벌 시장진출 간담회’를 열고 국내 방송장비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와 중남미시장 진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ETRI가 개발한 방송전송 기술이 지난 8월 브라질 차세대 방송표준(DTV+)에 공식 채택된 후 우리나라 정부·연구기관·기업이 협력해 중남미 수출 생태계 조성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한국방송미디어공학회, 삼성전자, LG전자, 현대모비스 등 방송·미디어 분야 관계자들은 브라질 DTV+ 채택 이후의 시장 전망, 국산 수신칩 확보 필요성, TV·송출장비 기업의 동반 해외진출 전략, 내년 NAB 및 브라질 현지 협력방안 등 실질적 지원책을 집중 모색했다.

브라질은 지난 8월 대통령령으로 ‘DTV+’를 국가 표준으로 확정했다. 

여기에는 ETRI가 개발한 ATSC 3.0 기반 다중 송수신안테나(MIMO)와 계층분할다중화(LDM)를 결합한 전송기술이 반영됐다.

ATSC 3.0 기반 MIMO 기술, LDM 기술 등을 개발한 (왼쪽부터)박성익 박사, 권선형 박사, 안성준 박사. ETRI

ATSC 3.0은 미국과 한국이 공동 개발한 차세대 지상파 방송표준으로, IP 기반 전송을 통해 초고화질(UHD) 영상, 고음질, 개인 맞춤형 서비스, 이동 방송 등을 지원한다.

또 다중 송수신 안테나는 송신기와 수신기에 여러 개의 안테나를 사용해 동시에 데이터를 전송·수신함으로써 전송속도와 신호 품질을 향상시키는 무선통신 기술이고, 계층분할다중화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에서 서로 다른 신호를 계층 구조로 중첩 전송하는 기술로 고정 수신과 이동 수신을 동시에 지원해 주파수 효율을 극대화한다.

MIMO와 LDM의 결합 기술. ETRI

브라질은 남미 최대 방송시장이자 자국의 1세대 디지털 방송표준(ISDB-TB)을 아르헨티나 등 14개 인접국으로 확산시킨 표준 영향력 거점국으로, 역내 방송기술 협력과 국가 간 공조를 강화해야 할 전략적 파트너다.

ETRI는 이날 간담회에서 ATSC 3.0 표준의 잠재적 시장가치와 신속한 기술개발을 통한 선제적 상용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미디어리서치 기관 ‘닐슨’ 등에 따르면 ATSC 3.0의 잠재 시장규모는 2031년 기준 1조 7000억 원이다.

또 국내기업이 내년부터 2031년까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비·수신단말 매출은 1조 4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중 TV 튜너가 75.8%인 1조 원을 차지하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전략적 시장공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브라질 DTV+ 표준을 지원할 국산 수신칩이 부재한 만큼 신규 시장 진출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주도의 국산 수신칩 개발 및 R&D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ATSC 3.0은 ETRI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이 공동 개발하고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기술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속한 성과 도출이 가능하며 시장 안착에도 유리하다.

이번 간담회에서 ETRI와 국내 기업들은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신속한 기술개발과 조기 상용화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국내 방송장비 및 단말 제조업체의 해외시장 진출과 선점을 위한 수출 전략,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 방안도 함께 모색했다.

ETRI는 방송미디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해 기술 개발, 국제협력, 현지 실증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정익 ETRI 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장은 “브라질의 DTV+ 표준 채택은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우리나라가 글로벌 방송 기술의 기준을 제시한 역사적인 성과”라며 “ETRI는 정부 및 기업과 협력해 국산 DTV+ 수신칩 개발, 글로벌 시험방송, 브라질·중남미 현지 공동 실증 등을 적극 추진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관련 기술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초고품질 UHD(UHQ) 전송 기술 개발’및‘지상파 8K 미디어 브로드캐스트 송수신 기술 개발’, ‘ATSC 3.0 이동방송 수신칩 개발’과제로 수행했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