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UN과 디지털 젠더격차 보고서 발표… 'AI 시대 성평등 전략 제시'

KAIST, UN과 디지털 젠더격차 보고서 발표… 'AI 시대 성평등 전략 제시'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EQUALS 보고서 2025' 발간 주도
디지털 시대 성평등 격차 해소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보고서
여성 디지털 역량·교육·경제·AI·사이버보안 4대 분야 분석

기사승인 2025-12-07 12:00:04
'EQUALS Research Report 2025 연구보고서' 표지. KAIST

KAIST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심화되는 ‘디지털 젠더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실천 전략을 제시한 보고서를 발간해 화제다.

이 보고서는 단순 접근 격차를 넘어 교육·경제·AI·사이버안전까지 확장된 젠더 불평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국가·기업·국제기구가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담고 있다.

유엔 디지털 성평등 보고서 발간 주도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STP)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유엔여성기구(UN Women),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Association)와 공동으로 ‘EQUALS Research Report 2025’를 발간, UN 정보사회세계정상회의(WSIS+20)에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은 2022년부터 UN EQUALS 글로벌 파트너십 연구분과 공동의장으로서 이번 보고서의 기획·편집·출판을 주도했다. 

EQUALS 글로벌 파트너십은 ITU 주도로 2016년 GSMA, 국제무역센터(ITC), 유엔대학교(UNU), 유엔여성기구(UN Women)가 공동 출범한 글로벌 연합체로, 디지털 시대의 성평등 증진을 위한 연구·정책 협력을 추진한다.

이번 보고서는 최문정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이 편집장을 맡고 아라바 세이 박사, 롤리 가이탄 박사, 이다솜 교수, 하비에라 마카야 박사 등 4개국 전문가로 구성된 부편집장단, KAIST 박사과정생 허은진·홍완 학생이 편집간사로 참여했다.

도린 보그단-마르틴 ITU 사무총장은 서문에서 “AI를 포함한 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성평등에 있어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기존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을 내포한 양날의 검과 같다”며 “KAIST STP의 리더쉽으로 출판한 이번 보고서는 빠르게 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데이터와 실제 삶 경험에 기반을 둔 관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EQUALS Research Report 2025’ 발간에 참여한 편집인들. KAIST

젠더 변혁적 디지털 교육 필요

이번 보고서는 여성이 기술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구조적 장벽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성평등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인도, 스리랑카의 데이터를 비교하며 여성의 디지털 접근 격차가 심각함을 지적했다.

특히 인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인터넷을 사용할 확률이 35% 낮고, 온라인 계정 생성이나 전자거래 같은 기본적인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보유 여부, 교육 수준, 연령 같은 사회경제적 요인이 이 격차를 결정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고서는 여성의 기술 활용을 가로막는 성차별적 인식과 사회적 규범을 타파하는 ‘젠더 변혁적 디지털 교육(GTDSE)’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디지털 역량 분야에서는 젠더 변혁적 디지털 기술교육(GTDSE)을 중심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기술 활용 능력, 교육 접근성을 평가하고, 효과적 교육 프로그램 사례를 검토했다.

아울러 디지털 포용 및 교육 분야에서는 성별과 사회구조적 요인이 중첩되는 다중적·교차적 장벽을 분석하고, 국가 간 디지털 활용 격차를 비교했다. 여기에 전자정부 서비스와 STEM 분야에서 나타나는 성별 차이를 검토,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또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는 기업 대표의 성별에 따른 기술 활용도와 접근성의 차이를 분석하고, 혁신 및 지식재산권(IP) 분야에서 여성의 과소 대표 문제를 다뤘다. 더불어 테크 분야 신진 여성의 역량 강화를 위한 온라인 멘토링 사례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가 젠더 격차 해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딥페이크 피해 사례를 기반으로 정책 제언을 제시했다. 

이밖에 고위험 AI 시스템이 여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국가 태스크포스(TF) 설립 및 AI 개발 및 활용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젠더 민감성을 반영한 기술 표준 개발을 제안했다.

최문정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은 “이번 보고서는 2019년 유엔대학교가 구축한 개념적 토대를 심화시켜, 실행 중심의 실천적 프레임워크에 초점을 맞췄다”며 “정책입안자·연구자·시민사회가 성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활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EQUALS Research Report 2025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는 최문정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 KAIST

한편, 이번 연구보고서는 KAIST 국제협력사업과 인문사회융합과학대학 혁신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