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당내 최대 공부 모임 ‘국민공감’에 참여하며 당권경쟁 탐색전을 벌였다. 향후 국민공감이 내년에 진행될 전당대회의 구심점이 될지 주목된다.
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출범한 국민의힘 내 공부 모임 ‘국민공감’에서 당권경쟁이 이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모임에는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5명 중 71명이 출석했다.
국민공감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국민공감은 당내 학습의 장이나 국민에게 도움되는 정책을 생산하는 플랫폼 모임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계파모임이나 다른 길로 가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 국민 모두의 성공과 행복으로 돌려 드릴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길을) 갈고 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공감은 지난 6월 장제원 의원 주도하에 ‘민들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려 했으나 당 내홍과 이준석 전 당대표 사퇴 등으로 출범이 미뤄지다 이번에 공식 출범하게 됐다. 이철규 간사가 ‘순수 공부 모임’이라고 공언했지만 내년 초 이뤄질 전당대회에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는 사실상 새 지도부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 자리에는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식 회원이 아니지만 국민공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 등도 모습을 보였다.
김기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지휘해 이기는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지금은 이기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을 아울러 과반을 차지해야 하고 MZ세대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통합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통합의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정기국회가 끝나면 선거 캠프를 차리고 예비 선거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날 김기현 의원의 요청으로 장제원 의원과 김 의원이 독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김 의원이 친윤계 당권주자로 좁혀진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장 의원은 ‘김기현-장제원 연대설’에 대해 “너무 앞서 나가지 말아달라”면서도 “차차 지켜보자”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철수 의원은 이와 관련해서 “우리 당은 모두 친윤”이라며 “의견 교환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자신도 친윤계 후보라는 의지를 내세운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렇듯 유력 당권주자가 ‘친윤’을 내세우며 공부 모임에 참여하는 만큼 국민공감이 계파로서의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전문가는 계파 자체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며 국민공감의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계파라고 본다”며 “계파는 나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어떤 정당이 일사불란해서는 안 된다”며 “그 안에서 계속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지 이런 식의 정책적인 논쟁이 늘 벌어져야 하는 게 정당인데 그런 생각을 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게 계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책적 가치를 갖고 서로 논쟁한다는 건 계파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라며 “한 사람을 중심으로 모이는 것은 이 사람을 중심으로 배타적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정치 활동은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공감이 이제 막 시작을 했는데 시작부터 비판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본인들이 얘기하듯 대통령의 뒷받침을 하기 위해 당내에서 공부하고 자신들의 어떤 정책블 반영해보겠다는 정치 행위를 보이면 비판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 정치가 그렇게 건전한 정파를 언제나 만들어내지 못했으므로 우려는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공감은 오는 21일 두 번째 모임에서 노동개혁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