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출퇴근길에는 눈·비 쏟아져
“추위야 물러가라"”
입춘(立春)이 큰 소리로 외치며 겨울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낮 최고기온 12.2도’
역대급 포근한 입춘인 4일 멋모르고 입고 나온 두툼한 외투 속에 살짝 땀이 배어난다. 낮 최고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인 입춘을 맞기는 1973년 11.4도 이후 51년 만이다.
맹추위 속에서도 곧 봄이 오리라는 희망 속에 맞이하던 입춘이었지만 올 해 입춘은 현실적으로 이미 봄이 왔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따뜻한 봄기운이 몰려 들었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가벼운 옷차림에서 봄이 성큼 왔음을 알 수 있다. 입춘첩이 붙어있는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내 오촌댁 대문으로 한복차림의 내 외국인 관광객들이 드나들고 있다.
비닐하우스 농장에서는 봄을 기다리는 접목선인장도 곧 따뜻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모두 마쳤다. 고양시 설문동 백야농장에는 선인장 1백만여 본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날씨가 풀리자 일산호수공원 농구장을 찾은 학생들이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있다. 산책 나온 시민들도 두꺼운 외투를 벗어 들고 가벼운 차림이다.
완연한 봄이 오기까지 그래도 몇 번의 추위가 오고 가겠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상큼한 봄기운이 코끗을 스치는게 싫지만은 않다.
하지만 자연은 늘 변화무쌍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포근했던 입춘(立春)이 지나고 오늘 늦은 오후부터 전남에 비가 시작돼 밤에 그 밖의 전라권과 충청 남부, 경남으로 확대되겠고 월요일인 5일에는 전국에 비나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고양=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