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에게서 폐렴과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RS바이러스 전파력이 매섭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6일까지 한 주가 전국 100여 개의 협력병원에서 급성 호흡기 감염증 환자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바이러스 발생양상을 분석한 결과 RS바이러스의 검출률이 24%로, 조사대상인 9종의 호흡기 바이러스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이번 수치는 한 주전 RS검출률 14.5%보다 9.5% 증가한 수치여서 영유아를 둔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RS바이러스는 가을부터 초봄까지 유명하며 특히 1~2월에 발생빈도가 가장 높다. 아이가 RS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산소공급에 장애가 발생해 저산소증 상태에 빠지기 쉽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용주 교수는 “영유가 있는 가정에선 어른도 외출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고, 담배 연기의 경우 기관지 점막을 손상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므로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금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RS바이러스는 2세 이하의 영유아의 경우 95% 이상이 최소 한 차례 이상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높은 질환이다. RS바이러스는 기관지 염증 반응을 일으켜 기관지 점막이 붓고 분비물이 많아지게 만든다.
초기 증상은 재채기, 콧물, 발열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하지만 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는 호흡음이 들리거나 기침이 심해지며,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잠을 잘 못자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흉부함몰이나 청색증, 과다호흡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RS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발병 일주일에서 15일 이내에 회복된다. 재감염 비율이 높지만 건강한 소아의 경우 두 번째 이후의 감염은 대개 처음보다 가볍게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관지 폐이형성증을 가진 미숙아,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영유아, 선천적 또는 후천적 면역 결핍증을 가진 영유아는 RS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매우 심하거나 낮은 확률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소아청소년과 이용주 교수는 “RS바이러스 항체주사인 시나지스의 반감기는 20일 정도이고 주사 후 초기에는 면역력이 충분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력이 감소하게 된다”며 “따라서 항체주사를 맞은 후 다음 주사를 맞을 날이 다가올수록 면역력은 떨어져 재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