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는 몸 속 혈관 건강을 위협한다. 흔히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을 떠올리지만 낮은 기온은 눈 속 혈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눈 중풍으로 불리는 ‘망막혈관폐쇄증’은 낮은 추운 날씨에 망막 내 혈관이 뇌졸중처럼 막히거나 출혈이 발생하는 것으로 말한다.
망막에는 크게 4개의 동맥과 정맥이 이어져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한다. 이때 동맥과 정맥 중 문제가 발생한 위치에 따라 망막동맥폐쇄증과 망막정맥폐쇄증으로 구분한다.
망막동맥폐쇄는 응급질환으로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고 병의 경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중심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실명에 이르기 때문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시간을 다투어 2시간 이내에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반면 망막정맥폐쇄의 경우 중심부가 막히면 모든 망막정맥이 심하게 확장돼 혈관이 터지고 망막 전체에 출혈이 발생한다. 이 경우에는 손상 부분이 광범위해 치료 후에도 시력이 잘 회복되지 않고 비문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히 산소공급이 잘되지 않아 신생혈관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녹내장 등 2차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로 혈류를 개선 시켜주고 레이저를 사용해 신생혈관을 없애는 방법을 병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GS안과 김무연 대표원장은 “망막혈관폐쇄증이 있는 경우에는 안과 치료 뿐 아니라 심뇌혈관을 비롯해 전신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폐쇄증도 우려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이러한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망막혈관폐쇄증 역시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5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라 조언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