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한계 ‘블랙프라이데이’ 미국선 가전·유통업계 ‘들썩’

국내선 한계 ‘블랙프라이데이’ 미국선 가전·유통업계 ‘들썩’

기사승인 2015-12-01 02:00:55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직장인 김모(31·여)씨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맞춰 아마존에서 삼성 갤럭시탭4를 199달러에서 40% 할인한 119달러에 구매했다. 후버 청소기는 199달러에서 50% 이상 할인된 89달러에 구매했다. 김씨는 "평소 눈여겨보던 제품을 싸게 살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30일 가전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자극되어 해외 진출 유통업계가 호조를 불렀다. 다만 블프 열풍이 국내 소비 진작까지 불러오지는 못하는 한계는 나타났다.

블랙프라이데이란 11월 마지막 목요일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에 이루어지는 대규모 세일을 뜻한다.

어도비 디지털 인덱스(ADI)가 미국 100대 소매업체들의 온라인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6~27일 이틀간 온라인 매출액은 44억70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났다. 어도비시스템스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에 발생한 온라인 매출 중 모바일 기기를 통한 주문 비중은 37%로 작년(29%)보다 한층 커졌다.

아마존(amazon) 사이트와 아마존의 여성복 브랜드몰인 샵밥(shopbop), 가전몰인 베스트바이(bestbuy), 시어스백화점의 온라인몰인 시어스(Sears) 등에는 주문이 폭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세일 기간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활발해져 국내 소비자들이 국내 제품과 해외 모델을 비교해 보고 더 저렴한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 같은 삼성 냉장고 모델이라도 국내 홈페이지와 해외 가격 및 배송비를 비교하고 저렴하다면 해외 직구를 택하는 식이다. TV의 경우 직접 조립하기 쉬워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품목이었다.


가전의 경우 TV, 청소기, 가습기 등 소형가전이 인기를 끌었고 유통 소비재로는 유명 아웃도어 아우터, 락포트 슈즈와 아디다스 운동화 등 다양한 제품들이 날개돋힌 듯 팔렸다.

미국 오프라인 매장들의 이 기간 매출은 작년보다 다소 줄었다. 쇼퍼트랙이 가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 업체가 추적한 오프라인 매장 매출액(26~27일)은 121억달러(14조원)로 작년보다 감소했다. 다만 블프 이전에도 판촉행사를 벌여왔던 것을 고려하면, 예년보다는 줄어든 상태로 흥행가도를 유지한 셈이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가전업체와 유통업체도 이 기간 동안 파격적인 할인가를 내세우는 등 홍보에 집중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에 진출한 LG전자는 미국에서 유통업체들과 함께 매직스페이스가 적용된 냉장고, 가스 더블오븐과 전기 더블오븐, 세탁기 등을 할인된 가격에 선보였고, 울트라HD TV 기획상품 5종도 출시해 쏠쏠한 이익을 거뒀다.

이랜드도 50% 할인가를 내세운 미국 후아유 매장에서 일 매출이 13만달러에 이르는 등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톡톡히 봤다.

이랜드 관계자는 “오픈 2시간 전부터 1000여명의 고객들이 줄을 서 최소 1시간을 기다려야 매장에 입장할 수 있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이날 집계된 일 방문객 수는 2만 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랙프라이데이와 함께 진행된 K-세일은 크게 히트하지 못했다.

미샤와 더샘 등 화장품 브랜드숍과 올리비아하슬러 등 여성복 브랜드, SPA브랜드인 탑텐과 에잇세컨즈 등도 일제히 50% 세일에 들어가며 소비자들을 끌었지만 대체로 일별 매출에 큰 변동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블프 기간 동안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온라인몰로 향하는 발걸음을 잡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해외 온라인몰로 집중됐다”며 “국내 시장은 오히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 소비심리를 부추길 수 있는 다른 요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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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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