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소비자들을 속였다. 그간 무결점을 자처했던 삼성의 공기청정기에도 흡입독성 유해물질이 포함된 3M 필터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달 이와 관련한 의혹이 불거지자 유해물질 포함 여부를 부인한 바 있다.
20일 환경부는 3M의 향균필터를 사용한 공기청정기, 차량용 에어컨 내에 가습기 살균제와 비슷한 독성을 지닌 오길이소티아졸론(OIT)이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유해성을 부정해 오던 삼성 공기청정기와 차량 내 에어컨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3M필터를 장착한 공기청정기 RAP MERV 12, MERV 14, MERV 14 339X 모델과 Auroa 23, AS MERV 14, SEC Tiny Anti-Mery14 등 6개 모델에서 OIT가 검출됐다. 또 차량 내 에어컨에서도 2014년에만 Aurora15외 5개 제품, 2015년 Aurora15외 4개 제품에서 OIT가 검출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뉴스룸' 등을 통해 "삼성 공기청정기의 집진 필터 항균 기능은 재질에 무기항균제를 혼합해 재질 자체가 가진 항균력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항균 성분이 용출·소모된다"며 OIT와 선을 그은 바 있다. 현재 "자사 제품에 대해 파악 중"이라고 입장이 바뀌었다.
또 삼성처럼 3M필터가 전혀 없다고 부인해 왔던 코웨이 제품도 New WJ 제품이 14개, Near WJ 제품이 5개, APM 제품이 1개 등에서 OIT가 검출됐다.
이 외에 제조사별로 보면 공기청정기의 경우 위니아는 2개 제품, 쿠쿠는 9개 제품, LG는 17개 제품, 삼성은 6개 제품, 코웨이는 21개 제품, 청호나이스는 1개 제품, 프렉코는 1개 제품에서 OIT가 들어간 3M 향균필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차량 내 에어컨에서 3M 필터가 사용된 제품은 현대모비스가 2개, 두원이 1개 제품이었다. 가정용 에어컨은 2014년의 경우 LG가 5개, 삼성이 5개였고 2015년은 8개, 삼성은 4개 제품이었다. 올해 신제품에는 LG가 5개 제품이었다.
환경부는 안전성 검증을 위해 기기를 가동해 사용 전과 후 OIT 함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5일간 가동한 공기청정기 내 필터에서는 OIT가 최소 25~46%까지 방출됐고, 8시간 가동한 차량용 에어컨 내 필터에서는 최소 26%~76%까지 방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LG전자 공기청정기의 OIT 한계노출율(MOE)는 117로 인체에 위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MOE 수치가 낮을수록 위해도가 크며 100미만이면 '인체에 위해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위니아 초미세먼지 헤파필터(218), 두원 2015년 출시 HD아반테 필터 2종(201,490) 등도 위해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쿠쿠 공기청정기 4in1 HEPA FILTER(62), 현대모비스 Mobis Besfits 필터(89)등은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경부는 향균필터 내 OIT 함량 실험과 공기청정기 및 차량용 필터에서 OIT 방출량 실험을 한 결과 공기청정기 4개 제품과 차량용 에어컨 3개 제품에서 1건만 빼놓고는 모두 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중 쿠쿠전자와 LG전자는 필터 무상교체 방침을 발표했다. 쿠쿠전자와 LG는 이미 필터 무상교체를 실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의 ‘OIT 검출 필터’는 위해가 우려되는 수준이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며 "환경부 발표가 나오기 전 6월 말부터 원하는 고객에게는 OIT가 포함되지 않은 필터로 무상 교체해주고 있으며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웨이 관계자는 "해외 수출된 제품에만 OIT 검출 필터를 썼으며 국내에서 유통된 제품에는 OIT 필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