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권상우 “난 외톨이 배우 같아… 그래서 더 치열하게 해”

[쿠키인터뷰] 권상우 “난 외톨이 배우 같아… 그래서 더 치열하게 해”

기사승인 2017-06-03 00:00:0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생활 밀착형 추리… 재밌지 않아요?”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배우 권상우가 되물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시즌2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나올 정도로 ‘추리의 여왕’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3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 눈치였다.

지난달 31일 서울 논현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권상우는 ‘추리의 여왕’ 출연이 급하게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는 올해 상반기 드라마 출연 계획이 없었다. 갑자기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들을 만나고 대본을 전해받았다. 가족 여행지에서 읽은 대본의 소소한 내용이 너무 재밌었다. 권상우는 최강희의 출연 사실까지 확인한 후 곧바로 드라마 출연을 결정지었다.

“전 완벽한 인물보다 부족한 인물에게 더 눈이 가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껴요. 어떻게 보면 경찰이 동네 아줌마에게 의지해서 수사하는 게 좀 못나 보이기도 하잖아요. 아줌마가 추리를 하고 경찰은 밀어내려고 하면서도 공조 수사를 하게 되는 내용이 재밌었어요. 현장에서도 큰 고민 없이 연기했어요. 저에게 잘 맞는 역할이었고 재밌게 임하려고 했죠. 현장에 갈 때도 특별한 생각 없이 가서 애드리브를 하면 감독님이 재밌어 하셨죠. 툭 치면 나오는 최강희 씨의 리액션을 보는 것도 좋았고요.”


최강희의 리액션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권상우는 함께 호흡을 맞춘 최강희에 대해 작정한 듯 칭찬을 쏟아냈다. 최강희 같은 배우면 출연을 망설이지 말아야겠다는 결심까지 했다.

“최강희는 정말 열심히 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우울증이 심했다고 하는데 교회를 다니면서 극복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긍정적이죠. ‘추리의 여왕’에서 유독 뛰는 장면이 많았어요. 제부도에서 촬영을 했는데 해가 지는 상황에서 계속 뛰어다녀야 했죠. 그런데도 싫은 소리를 한 번도 안 했어요. 현장에서 저런 태도를 갖고 있는 배우면 꼭 같이 출연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권상우는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한 이후 17년째 활동 중이다. 2003년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전성기도 누려봤고, 아내 손태영과 결혼 이후 공백기도 가져봤다. 지금도 일본에서 팬 미팅을 열면 웬만한 젊은 배우들보다 많은 팬이 모일 정도란다.

하지만 그도 40대에 접어들며 언제까지 주인공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50대가 돼서 주인공을 맡지 못하는 상황이 그에게도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불안하진 않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좋은 작품, 좋은 역할을 만나면 즐겁게 일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해서다. 권상우는 지금도 일주일에 5일씩 운동을 거르지 않으며 치열하게 사는 이유를 털어놓기도 했다.


“제 생각에 전 외톨이 배우 같은 느낌이에요. 제가 또래 배우들보다 데뷔가 좀 늦은 편이에요. 연극영화과를 나온 배우도 아닌데 운이 좋아서 데뷔하자마자 많은 사랑을 받았죠. 생각해보면 그런 이유 때문에 시기, 질투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제가 영화만 하는 것도 아니라 영화 촬영을 가도 외톨이 같고, 해외 활동을 하면서도 외톨이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그런 콤플렉스를 갖고 일하기 때문에 다른 걸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생각보다 더 치열하게 하는 것 같아요.”

권상우는 요즘 대본을 받으면 감사하다는 생각부터 든다. 과거엔 대본을 받는 게 당연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 열심히 애정을 갖고 대본을 읽는다. ‘추리의 여왕’도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읽다가 만난 작품이다.

“저를 보고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글을 읽었어요. 기분도 좋고 큰 힘이 됐죠. ‘추리의 여왕’이 대박 난 작품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권상우가 있다는 느낌을 준 것 같아요. 덕분에 저도 정말 즐거웠고, 2017년을 재밌게 시작한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순재 선생님 정도까지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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