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수원시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군 공항 이전 반대를 촉구했다.
범대위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동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 ‘수원시전투비행장 화성시 이전 결사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채인석 화성시장, 화성 지역 주민 등 1500여 명이 함께했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이날 “아무 실익도 없는 수원시 군 공항 이전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일개 도시의 이해관계만을 위해 국방부가 수원시 편을 들어선 안 된다. 수원시장과 함께 전투비행장 이전을 찬성하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규탄한다.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화성(갑)에 지역구를 둔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수원시전투비행장 이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법률에 의하면 군 공항은 해당 지역 시장과 시민들의 동의 없이는 이전할 수 없다”며 “전투비행장 이전은 ‘불가능’이란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원시전투비행장을 이전하겠다는 발상은 우리 정부가 화성 시민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행위”라고 꼬집었다.
실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8조(이전부지의 선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주민투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하여 송 장관에게 군 공항 이전 유치를 시청해야 한다. 즉, 주민 다수가 반대하면 군 공항 이전은 불가하다.
이날 집회에는 경기 화성 우정읍 매향리 주민들도 참석했다. 매향리 농섬 주변 갯벌은 지난 1955년 주한미군에게 전투기 폭격장으로 제공됐다. 매향리 주민들은 지난 88년부터 투쟁을 시작했고, 지난 2001년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에서 승소했다. 마을을 뒤덮었던 포성은 지난 2005년 폭격장이 폐쇄된 뒤에야 멈췄다.
매향리 미군 폭격장 인근에서 자랐다는 김정주 화성시의회 의장은 “지난 55년간 전투기 폭탄 소리를 듣고 자랐다. 화성 주민들은 그동안 국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왔다”며 “군 공항을 화성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화성 시민이 겪어온 아픔을 무시하는 것이다. 국방부의 처사에 주민들과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향리 주민 김모(여·56)씨는 “매향리 미군 폭격장 폐쇄 운동을 할 당시 할머니들과 함께 철조망을 붙들고 싸웠다”며 “이곳에 다시 군 공항을 건설한다는 것은 매향리 주민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또 “매향리에 유소년 야구장이 건립되는 등 개발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화성 시민이 힘을 모아 군 공항 이전을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도면에서 사과 농장을 운영하는 권모씨는 “50여 년간 미군이 터뜨리는 폭격 소리를 참고 살았다”며 “매향리 인근에 전투비행장을 짓겠다는 국방부의 발표는 화성 주민 모두를 분노하게 했다. 군 공항 이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대위 측은 집회를 마치고 국방부 민원실에 집회 참석자들의 연명부를 제출했다. 또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4조 3항과 관련, 국방부와 해당 지자체 간 협의된 자료 및 군 공항 입지 적합성 선정요건에 대한 결과물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했다.
국방부 지난 2월 수원시전투비행장 이전 예비 후보지로 간척지인 화성시 화옹지구를 선정, 발표해 화성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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