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공영홈쇼핑, 재승인 앞두고 '나 떨고있니'

롯데홈쇼핑·공영홈쇼핑, 재승인 앞두고 '나 떨고있니'

방송법 개정안, 재승인 심의기준도 바뀌어…방만경영에 대한 의심도 떨쳐야

기사승인 2018-03-15 05:00:00


공영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이 올해 상반기 재승인을 앞두고 좌불안석이다. 재승인 심사기준이 강화되는 등 정부의 규제가 심해지고 있는 데다가 양사 모두 과거 방만경영에 대한 비판도 받았던 상황이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4월, 롯데홈쇼핑은 5월 재승인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올해부터 재승인과 관련된 기준이 바뀌며 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국회는 지난달 20일 방송사업자의 재허가 및 재승인 불허 시 1년간 유예기간을 주는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골자는 방송사업자가 재허가와 재승인을 받지 못해도 12개월 범위에서 방송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오히려 이런 안전장치가 재승인 불허 사례를 나오게 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유예기간으로 정리할 시간을 주고 재승인을 불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두려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으로 홈쇼핑 재승인이 불허되어도 대규모 해고 등이 당장은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부담을 덜게 됐다"며 "오히려 재승인 불허를 내리기가 더 수월해진 상황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4월 과학기술부는 재승인 심사기준에 '공정거래 관행 정착, 중소기업 활성화 기여 실적 및 계획의 우수성'을 별도 항목으로 두겠다고 공지했다. 1000점 만점에 이 항목이 240점이다. 

이 항목에서 120점 미만의 점수를 받으면 '과락'이 적용돼 다른 점수가 아무리 높더라도 탈락하는 결과가 된다. 이 때문에 홈쇼핑 측은 갑질 등의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공정거래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홈쇼핑사의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가 더욱 매서워지는 것도 걱정이다. 방심위의 과징금 징계를 받으면 벌점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벌점이 쌓이면 재승인 인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홈쇼핑 업체들이 최근 허위 백화점 영수증을 끊어 가격을 비교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과징금 제재를 앞두고 있고,  미용기기나 다이어트 식품의 경우 확실한 증거 없이 운동 없이도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광고해 방심위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공영홈쇼핑과 롯데홈쇼핑 각 업체별로도 '방만경영'의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어 더욱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4월 사업권이 종료되는데 공영홈쇼핑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2015년 출범하며 뿌리부터 '친박' 꼬리표를 달고 있다. 그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정권이 바뀌며 사실상 이번이 제대로 된 첫 심판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공영홈쇼핑의 또 다른 약점은 4년간 영업해오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 능력 부문에서 점수가 깎이기 때문이다.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방만경영 지적을 받으면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2015년 190억 적자에 이어 2016년 94억원 적자, 2017년에도 상반기에만 42억원의 적자를 봤다. 

가짜 백수오 사태를 불러온 내츄럴엔도텍의 주식 불공정거래 등과 관련한 방만경영도 문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공영홈쇼핑 직원들과 대표이사까지 내츄럴엔도텍의 주식을 매입해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즉 공영홈쇼핑의 임직원들이 내츄럴엔도텍의 주식을 매입해 놓고 홈쇼핑 방송을 한 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내다 파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과 농어업인을 위해 만들어진 공영홈쇼핑의 취지와도 맞지 않고, 최근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것을 감안하면 공공윤리에도 맞지 않는 처사다.

롯데홈쇼핑도 5월 재승인을 앞두고 있지만 신헌 대표, 강현구 대표 등 전임 대표가 횡령 및 배임 등의 판결로 유죄판결을 받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납품업체로부터 황금시간대 편성 등을 대가로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였다. 

이 때문에 롯데홈쇼핑은 지난 2015년에도 공적 책임 항목에서 과락을 간신히 면해 2.78점 차이로 간신히 턱걸이 재승인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패널티로 재승인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됐다. 

여기에 롯데홈쇼핑으로서는 큰 힘이 되어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까지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구속되면서 지지할 힘이 약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취임 1년째를 맞은 롯데백화점 출신 이완신 대표이사가 중소기업 입점 상담회와 봉사활동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킬 거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완신 대표가 온 뒤 실적도 40%정도 개선되고, 단독상품도 늘리면서 경쟁력을 강화해 가는 추세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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