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 터미널 면세매장 사업자 후보에서 탈락했다. 심지어 롯데가 후보자 중 가장 높은 입찰 금액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롯데 내에서는 입찰 결과가 불공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일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전날 인천공항 제1 터미널 DF1과 DF5 구역 면세사업자 복수 후보로 신라와 신세계를 선정했다. 입찰가격 40%, 사업능력 60%의 배점으로 후보를 선정했다고 공사는 밝혔다.
롯데는 DF1과 DF5 구역의 면세사업권 입찰에서 최고가인 약 2800억원과 약 680억원을 각각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는 DF1에 2760억원 가량을, DF5에 600억원 가량을 적어 냈으며, 신라는 이보다도 적은 2200억원, 500억원 가량을 각각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최고가를 써내 입찰가격 항목에서는 최고점을 받았겠지만 지난 2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것이 사업능력 항목에서 최대 감점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업권을 반납했던 롯데는 공항공사가 해당 구역에 대한 임대료 최소보장액을 낮추자 입찰경쟁에 뛰어들었다. 심사에서 일부 감점받을 것을 각오했지만, 후보로 선정된 업체보다 구역당 최대 600억원 높은 입찰가를 써냈는데도 사업자 선정에서 밀렸다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공항 측은 사업 점수에서 차이가 많이 났다고 하는데, 수십년간 입찰한 경험상 사업제안서는 대부분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점수가 이렇게 차이가 난 적은 없었다"며 "위약금도 다 내고 나왔고 어느 정도 패널티는 감수했지만 입찰가가 높은데도 떨어뜨리는 건 괘씸죄가 적용된 차별이 아닌지 아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내부적으로 내용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인천공항에 세부항목 점수 등에 대해 문의할 예정"이라면서도 "공항 측과 관계 악화를 바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송 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