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홈앤쇼핑, 대표 선임 놓고 서로 다른 행보

공영홈쇼핑·홈앤쇼핑, 대표 선임 놓고 서로 다른 행보

홈쇼핑업 경력 대신 기관관리 및 경영혁신 수행능력에 높은 점수…낙하산 논란도

기사승인 2018-06-05 05:00:00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사인 공영홈쇼핑(아임쇼핑)이 대표 선임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특히 공영홈쇼핑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A씨를 내정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낙하산'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홈쇼핑 관련 경력자를 최종 내정한 홈앤쇼핑과는 다른 행보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중기벤처기업부,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공영홈쇼핑 대표이사(사장) 공모자로 전 문재인 대통령 캠프 홍보 고문인 A씨가 사실상 내정됐다는 설이 나왔다. 지난달 21일 공영홈쇼핑 임원추진위원회는 대표이사 공모자 7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해 사립대 교수, 홈쇼핑업계 관계자와 최씨 3인을 최총 후보로 놓고 고민한 끝에 A씨를 가장 유력하게 보고 최종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씨로 내정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최씨가 가진 경영능력 등에 높은 점수를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A씨는 전 문재인 캠프 홍보고문은 광고회사인 더 일레븐스를 운영하며 2012년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사람이 먼저다'라는 메인 슬로건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A씨는 오리콤의 전신인 합동통신사 광고기획실에서 광고업계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제일기획 광고국장, TBWA 사장을 거쳐 자신이 차린 회사인 더 일레븐스를 운영해왔다. 다만 홈쇼핑 관련 경력이 없는 후보자여서 이번 내정에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앞서 공영홈쇼핑 사장 공모에는 유통 관련 교수와 민간 홈쇼핑 임원 등 19명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후보자를 3배수로 압축했다. 최종 물망에는 3명의 후보가 올랐다. 

업계에서는 A씨와 함께 물망에 오른 사립대 교수의 경우 실제로 기관 등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고, 기존 홈쇼핑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홈쇼핑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경우 문 캠프에서 일하며 보여줬던 경영혁신 수행능력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추측된다. 

공영홈쇼핑은 이번 사장 공모 요건에서 지난달 사장 공모를 했던 홈앤쇼핑처럼 일정 연수 이상의 홈쇼핑 및 유사업종 경험을 요구하지 않았다. 공영홈쇼핑은 사장 공모문에서 △기관관리 및 경영혁신 수행능력 △조직 발전을 위한 비전제시 및 추진역량 △건전한 도덕성과 정책추진 의지 등을 요구했다.  

다만 다소 모호한 경영혁신 수행능력, 비전제시 능력 등이 거론되면서 실제 홈쇼핑업에 대한 이해가 고려 안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영홈쇼핑은 2015년 출범 이후 매년 영업적자를 내고 있으며 23%인 수수료율을 20%로 낮추며 적자 폭이 더 커질 예정으로 탁월한 경영능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1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공영홈쇼핑은 중기유통센터(50%)가 최대 주주이며 농협 경제지주(45%), 수협중앙회(5%) 등 정부 관계사가 지분을 갖고 있다.  주주 구성상 정부의 입김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반면 공영홈쇼핑처럼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인 홈앤쇼핑은 지난달 큰 논란 없이 홈쇼핑 사업의 경력이 있는 최종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을 내정한 바 있다. 최 신임 대표는 LG홈쇼핑 상무와 GS울산방송 대표를 거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홈앤쇼핑에도 사장 후보로 앞서 더불어민주당 계열 출신의 전직 재선 국회의원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지원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32.93%), 중소기업유통센터(15%), 농협경제지주(15%), IBK기업은행(15%) 등으로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홈앤쇼핑은 지난 28일 대표이사추천위원회(이사추천위)를 구성해 △3년 이상 홈쇼핑 및 유사업종(방송, 모바일) 경영을 한 경험자 △혹은 이에 준하는 경영 역량을 가진 사람으로 후보자 자격 요건을 한정하며 문제될 소지를 줄였다. 

공영홈쇼핑과 홈앤쇼핑은 대표들의 불명예 퇴진으로 최근 몇 달간 대표 공백 사태였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선임됐던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는 채용비리 논란으로 사임했고, 공영홈쇼핑은 내부거래를 이용한 주식투자 및 방만경영 등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 임기에 선임됐던 이영필 전 대표가 임기를 1년 반 남기고 중도 해임됐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사장추진위원회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최종 후보로 3명이 올라갔다는 사실밖에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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