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이철성 경찰청장이 정년 퇴임했다.
이 청장은 29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부족함이 많은 제가 큰 조직의 책임자가 되어 어려움도 적지 않았지만 선배·동료 여러분의 도움에 힘입어 무사히 소임을 마치게 됐다”며 “부족한 저를 끝까지 믿고 따라준 동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청장으로 보낸 지난 22개월은 셀 수 없는 고비와 도전의 연속이었다”면서 “역사의 변곡점에서 경찰은 늘 중심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수사구조개혁은 역사적 정부 합의안을 이뤄냈지만, 아직 국회 논의를 남겨두고 있고, 자치경찰제와 같은 중요 현안도 끝까지 매듭짓지 못한 채 여러분에게 숙제를 넘기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1982년 순경 공채로 경찰 생활을 시작해 경사로 근무하던 1989년 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 37기로 재임용 됐다. 순경으로 시작해 경찰 최고 계급인 치안총감까지 모든 경찰계급을 밟은 최초의 경찰이자 역대 세 번째 순경 출신 청장이다. 또 정권교체 후 중도에 하차하지 않은 첫 청장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청장 후임으로 민갑룡 현 경찰청 차장을 승진 내정했다. 경찰대 출신인 민 내정자는 경찰청 기획조정관,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을 지냈다. 민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되면, 김대중 정부 시절 이무영 청장 이후 17년 만의 호남 출신 경찰청장이 된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