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을 하고 생후 2살 된 아기를 키우는 김모(31·여)씨는 집 근처 스타필드 고양을 자주 드나든다. 김씨는 "아기 기저귀를 갈고 유모차 대여 시설이 있는 곳은 백화점이 아니면 이런 복합쇼핑몰 밖에 없다"며 어린 아이와 쇼핑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복합쇼핑몰과 창고형 할인매장이 아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늘리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예전부터 백화점 문화센터는 주차장과 아이 돌봄시설이 완비되어 있어 아이를 키우는 가족이 아기를 데리고 교육을 받거나 주민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아이와 자연스럽게 백화점에 들르게 되고, 백화점에서 물품을 구입했다.
이제는 복합쇼핑몰이 전통적으로 백화점이 해온 바통을 이어받았다. 실제로 스타필드, 롯데몰, 아이파크몰 등 복합쇼핑몰은 주차장을 완비해 먼 곳에서도 자동차로 오기 편하다. 또 유모차 대여소를 운영하고, 턱을 없애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곳곳에 있는 수유실이나 키즈 스포츠센터 등도 어린 아기를 데려올 수 있는 요소다.
이에 어린 아이와 함께한 패밀리족을 모시려는 복합쇼핑몰과 창고형 할인매장이 아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
최근 롯데몰 은평은 어린이 스포츠센터인 '아이러브스포츠'를 개장했다. 또 어린이 전용 수영장과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 등을 운영하는 등 매장 내부에 어린이 시설을 늘리고 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점은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스포츠 게임장인 스포츠몬스터를 하남에서보다 더 늘렸다. 키즈 놀이터 시설도 하남에 이어 2배 키웠다. 부모들과 어린 자녀들이 함께 수영할 수 있는 아쿠아필드도 입점했다.
창고형 매장도 복합쇼핑몰의 이 같은 장점을 공유하고 있다. 창고형 가구 매장인 이케아의 경우에도 넓은 주차장, 넓은 식음 매장, 수유실 제공, 넓은 통로와 동선 등으로 인해 가족 나들이에 적합하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을 표방해 쇼핑의 재미도 더했다.
직장인 최모(35)씨는 "부인과 함께 주말 이케아 광명점에 자주 오는데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과 임신부들을 올 때마다 많이 보는 것 같다"며 "볼 거리도 많은 데다 임신한 분들도 자주 올 수 있을 만큼 편리하게 되어 있는 동선이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마트가 창고형 매장으로 바꾸는 것도 이같은 흐름이다. 어린 아이를 포함한 가족과 함께 들러서 다채로운 물건 구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마트보다 더 저렴한 박스 형태의 저렴한 대용량 상품으로 가격도 낮춰 쇼핑하는 재미를 키웠다. 그러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물건을 소싱하고 교체 주기도 늘렸다. 통로를 넓혀 보다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인기 요소다.
창고형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경우 대형마트 이마트보다 더 잘 나가고 있다. 지난해 1조52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2% 매출이 늘었다. 2015년 이후 3년 연속 25%가 넘는 고성장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비하면 8~15%의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다.
홈플러스 스페셜도 창고형에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됐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대형 마트를 창고형 할인점과 접목한 하이브리드 매장이다.
대구점을 시작으로 서울 목동점, 동대전점을 오픈한 홈플러스 스페셜은 첫 점포인 대구점의 경우 지난 6월 27일부터 현재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신장했다. 1인당 평균 구매액(객단가)도 3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보다 더 저렴하고, 편의성도 높인 창고형 매장과 복합 쇼핑몰이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스탠다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