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의회가 최근 다녀온 해외연수에 대해 외유성 호화 연수 논란이 일고 있다.
광양시의회에 따르면 의원 7명과 공무원 2명 등 총 9명은 지난달 10일부터 19일까지 9박 10일 일정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와 잠비아, 보츠와나, 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국외 지방도시를 방문해 의회의 주요 정책과 도시계획, 문화·해양관광분야 등을 비교 견학함으로써 글로벌 명품도시 광양 건설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우수 사례의 접목'을 목적으로 했다.
그러나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 방문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 세계3대 폭포인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수상 사파리로 유명한 '초베 국립공원', 세계 최초 야외식물원으로 불리는 남아공 케이프타운 '커스텐보쉬', 두바이 세계 최대 인공섬 '팜주메리아' 등 유명 관광지 일색이다.
공식방문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회와 해양협회, 케이프타운의회, 두바이무역관 등 4곳에 그쳐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광양시 의회사무국은 올해 본예산에서 의원 13명 1인당 320만원 씩 총 4,16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빅토리아폭포', '초베 국립공원' 등을 입력하면 경비 400만 원 가량의 남아프리카 4개국 신혼여행 코스 상품이 검색된다.
그러나 이번 연수에 소요된 예산은 의원 1인당 594만원으로, 7명이 자부담 없이 모두 4,158만원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광양시의회가 외유성 해외연수를 위해 의원 7명이 전체 의원에 편성된 예산을 몰아 썼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나머지 의원들은 내년 예산으로 가기로 합의된 것"이라며 "다른 지방의회에서도 이런 식으로 연수를 간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회 사무국은 이번 연수의 구체적인 예산 편성과 사용 내역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연수에 동행한 공무원은 전문위원 1명과 축고사 작성·일정관리 담당자로, 연수 목적과 맞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의회사무국은 연수 전 일체의 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연수가 끝난 뒤 2쪽 분량의 계획서만 공개해 깜깜이 연수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광양·구례·곡성)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방재정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공무국외여행에 참여하는 지방공무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각 지방자치단체는 공무국외여행 인원의 규모와 예산집행 적정성을 면밀히 따져 선심성·관광성 여행이 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형주 기자 jediru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