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녀 2명이 숨진 전남 여수 무인텔 화재의 원인이 전기적 요인에 따라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1차 감식 결과가 나왔다.
여수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여수소방서,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여수시 돌산읍에 있는 R 무인텔 화재 현장의 합동 현장 감식 작업을 벌인 결과 단락흔((전기선의) 끊어진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합동감식단은 불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2층 객실 내 현관문 센서등 주변에서 단락흔을 발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단락흔이 발견된 객실 안전등과 에어컨 기판, 객실 설비 조작장치, 잔해물 등을 수거했으며, 수거한 증거품에 대한 정밀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2층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30)와 B씨(31·여)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국과수는 ‘두 사람 모두 연기에 의한 질식사가 유력하다’는 소견을 내놨다.
국과수는 또 추가 정밀부검을 통해 두 사람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당시 연기가 많이 났다’는 목격자 진술과 A·B씨가 객실 내 욕실에서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두 사람이 대피 과정에서 출입문을 찾지 못해 숨진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화재 원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면서 “정밀감식 등을 통해 센서등에서 발견된 끊어진 전기선이 직접적인 화재 원인이었는지도 조사한다”고 말했다.
여수 무인텔 화재는 지난 1일 오후 10시 58분쯤 여수시 돌산읍 4층 규모 무인텔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에 의해 30여분 만에 진화됐으나 2층 한 객실에 함께 머물던 A씨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다른 투숙객 5명도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 당시 총 30개 객실 가운데 24개 객실에 55명이 투숙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숙객들은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스스로 대피하거나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박형주 기자 jedirush@kukinews.com